오만방자한 '마이크로 소프트'

입력 2005-10-29 11:09:57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다우존스 뉴스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독점 조사 때문이라고 한다. '정보 대국' 한국을 상대로 감히 방을 빼겠다는 소리를 거침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MS는 컴퓨터 운영 체제(OS)인 윈도 외에 다른 사업도 하지만, 모두 윈도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윈도 사업 철수는 한국에서 모든 사업을 접겠다는 뜻이다. 오만 방자의 극치다.

한국MS는 본사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언급한 것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가능성일 뿐이라며, MS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MS의 이 같은 방자한 태도는 한국 시장과 소비자를 우습게 본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우리 공정위에 내놓고 대거리를 한 것은 아니고,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의 일부라 해도 이는 분명 한국 정부와 시장에 대한 경고와 협박이다.

공정위는 현재 MS의 미디어 플레이어 및 메신저 서비스 끼워 팔기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현재 전원 회의를 통해 심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11월 초 위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위원회(EC)는 지난해 3월 끼워 팔기 혐의로 4억9천700만 유로의 벌금을 MS에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MS는 끼워 팔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미국 내 여러 주 정부나 유럽을 상대로 이러한 공갈'협박을 일삼은 적은 없었다.

MS도 기업인 이상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윤은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정당하게 거둬야 한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MS가 자사의 기술이나 제품을 못 쓰게 한다면 결국 피해는 수많은 소비자와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한국 소비자를 볼모로 삼은 MS의 협박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한국은 MS에게 '작은 시장'이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작은 나라'의 기를 꺾기 위해 시장 철수 카드를 꺼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MS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공정위는 MS의 협박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한국 IT업계는 리눅스 등 오픈소스 기반위의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횡포를 일삼는 MS의 콧대를 확실히 꺾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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