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터진 경상도 지금도 배고프냐? 방폐장 양보해라" 방폐장 유치 후보지의 한 곳인 전북 군산 시내에 걸린 플래카드다. "경상도에 빼앗기고 후회 말자" "노무현과 경상도 짜고 치는 고스톱" "경주는 청와대 힘으로, 군산은 시민 힘으로" "경상도 문딩이들에게 질 수 없다" 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군산시민, 전라도민들이 플래카드 내용처럼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경상도 사람들이 대단한 수혜를 입어 그동안 배 터지게 잘 먹고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면, 생각의 차이가 멀어도 너무 멀다. 전라도 사람들의 생각이 저 정도까지인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두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역감정을 선동, 주민들을 한 뭉텅이로 움직이게 해서 야심을 채웠던 교활한 구 정치권의 악행이 무색할 정도로 노골적인 이 같은 지역감정 조장 행태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의근 경북지사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군산시 측의 자제를 요청하고, 공정 투표 교차 감시단 운영을 요구했다. 정부는 이 지사의 요구대로 공정 투표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중앙 정부나 다른 지역의 무관심 속에 빚어지고 있는 방폐장 유치 경쟁의 부작용은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그 후유증이 심각할 수도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투표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심판자로서의 중앙 정부 역할이 시급하다.
군산이 주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경주시의 백상승 시장 등 관계자들은 군산의 지역감정 유발과 정부의 편파 지원에 반발해서 삭발'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천년 고도에 어울리지 않는 방폐장을 유치하려고 나설 정도로 경주는 배가 고프다는 대응과 호소가 묻어 있다. 들여다보면 경주'울진에는 사실상 지금도 방폐장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갈 곳 없는 폐기물이 원전에 그대로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주민투표 결과 방폐장보다 더 위험한 원전만 남고, 온갖 혜택을 주는 방폐장은 다른 곳에 설치되게 된다면 원전 지역 주민의 상실감도 심각할 것이다. 그러나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게임의 룰이 공정할 것으로 믿고 게임에 참여했기에 룰이 제대로 지켜지기만 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정부의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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