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대통령의 위기

입력 2005-10-29 09:44:46

1960년대 초반 미국의 린든 존슨 대통령이 이끈 참여정부의 실패와 비극은 왜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겨지지 않는 것일까. 존슨 대통령의 편가르기식 개혁은 우리나라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행로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많은 역대 대통령들은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선택의 기로에 놓이곤 했다.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다수 의견에 무릎을 꿇을 것인가. 이런 중요한 순간에 위대한 대통령들은 진정한 용기의 길을 선택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월리스가 지은 '대통령의 위기'(도서출판 이가서)는 현대판 로마제국인 미국 역대 대통령의 위기 극복 처세술과 리더십을 해부한 흥미있는 책이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부터 현 대통령인 조시 부시까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국가의 명운을 갈랐던 대통령 16명의 통찰력과 결단력을 낱낱이 해부했다.

대통령의 선택과 결단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다. 그만큼 대통령은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 이 책은 대통령의 고뇌와 두려움 그리고 여론과 대중의 비난을 무릅쓰고 끝까지 신념을 지키고 목표를 달성한 사건과 대통령의 용기를 소개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내부갈등'에서는 심각한 국내 문제에 직면했던 3명의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 그리고 그로버 클리블랜드를 소개했다. 2부 '대통령의 실행력'편에는 관료주의에 맞선 잭슨과 존슨 대통령 얘기를 담았다.

3부 '평화를 위한 지도'에서는 국제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외교적 행동을 펼친 그랜트, 윌슨, 닉슨, 레이건 대통령 등을, 4부 '적에 맞서'에서는 전시의 미국을 이끈 제퍼슨, 루스벨트, 트루먼, 케네디, 부시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과 위스키 반란사건,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러일전쟁, 해리 트루먼과 베를린 공수, 소련과의 평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로널드 레이건의 프로젝트 등 저자가 소개하는 미국 대통령의 용기 있는 행동 16개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저자는 국가의 리더인 대통령의 인간성을 분석하고 이들의 개인적 역사까지 들추어낸다. 불안정한 시대에 국가의 방향을 결정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저자는 로널드 레이건에서 조지 부시에 이르는 여러 대통령을 취재한 경험담도 생생하게 전한다.

'역사의 분수령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강인함과 용기'. 이 책은 대통령의 용기가 역사의 물줄기를 형성해 나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역사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썼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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