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명성 대구의사회 마라톤클럽

입력 2005-10-29 09:51:38

의사 은종대(55)씨 등 3명이 1996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난 뒤 대구시의사회보에 '마라톤 완주기'를 게재하자 당시 이를 읽은 후배 의사 박운정(49)씨는 속으로 '미친 사람들이 다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은씨는 96년부터 98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박씨는 은씨 등이 마라톤 풀코스 뛰기를 그치지 않자 처음에 비웃던 마음을 접고 호기심에 의사 조현홍(51)씨와 함께 은씨 등의 마라톤 완주 뒤풀이에 합석했다. 이렇게 해서 1998년 4월 대구의사회마라톤클럽이 대구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동호인 모임으로 생겨났다.

박씨는 현재 101번째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조씨는 30일 경주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100번째 풀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이들보다 먼저 풀코스 100회를 돌파한 강철훈(42)씨는 137번이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상태다.

마라톤을 100회 이상 완주한 이들은 전국적으로 20명. 이 중 3명이 대구의사회마라톤클럽 회원들이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많지만 100회 완주 돌파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강한 정신력과 함께 몸을 잘 관리해야 가능하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보지 않은 이들은 느껴볼 수 없지만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완주해 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클럽의 김광석(46) 부회장은 "40대에 접어들어 자신감이 떨어지자 건강 관리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가 처음 완주하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며 "강한 성취감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회장인 조씨와 박씨는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고 봄, 가을에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다. 그만큼 많이 완주했지만 매번 뛸 때마다 고통을 느끼는데 완주하고 나면 20일 이상 자신감이 고조돼 생활에 활력을 얻는다. 강씨는 한 술 더 떠 이틀간 연속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적도 많고 100km 철인 마라톤을 완주한 다음날 42.195km를 완주하기도 했다.

대구의사회마라톤클럽 회원은 현재 32명. 산악인으로 알려진 의사 박무길(61), 총무 김규태(45)씨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적게는 10여회에서 40~50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한 이들이 많다.

대구의사회마라톤클럽 회원들이 풀코스를 밥먹듯이 완주하다 보니 전국의 수많은 마라톤클럽들 사이에 이 클럽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고 경이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마라톤에 입문하려는 다른 의사들은 지레 겁을 먹고 아예 다른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악명(?)을 떨치기도 한다.

조 회장은 "마라톤이 너무 힘든 운동이어서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으나 체력에 맞게 하면 된다"며 "우리 회원들 중에는 80~90kg 이상 체중이 나가 성인병을 앓던 이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대부분 60kg 중후반대로 가벼워졌고 배나온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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