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하루에만 서울, 인천, 수원 등지에서 열리는 공연, 행사가 6군데가 넘어 아예 퀵 서비스 오토바이를 하루 전세 낼 생각입니다."
10월이 되면 읊조리게 되는 노래 '잊혀진 계절'. 당연히 가수 이용(49)도 바쁠 수밖에 없다. 방송국에서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을 남자'의 정신 없이 바쁜 10월을 엿볼 수 있었다.
"'잊혀진 계절'이 나온 이후 한 25년 동안 가을엔 너무 바빠 가을을 탈 틈도 없었어요."
지난해 10월 31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잊혀진 계절'이 방송을 탄 횟수가 90여 회. 지역 방송사들이 CD를 보내 달라는 부탁이 계속 들어오는 걸 보면 올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단다.
"10월 말이 되면 갑자기 축하전화가 많이 옵니다. 제가 4월생인데 생일이 두 번인 셈이지요."
그는 10월이 되면 평소보다 공연 수가 3배 정도 늘어 출연료도 '부르는 게 값'이라며 웃음지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평소 출연료보다 알아서 2배 이상 챙겨 준다고.
다른 계절에도 '잊혀진 계절'을 부르지만, 특히 10월 마지막 밤에 부르는 '잊혀진 계절'은 관객들의 반응도 다르고 무대 위에서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노래하는 자신도 노래의 주인공과 비슷한 입장이 된 것처럼 감정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사실 앨범 타이틀 곡이 '잊혀진 계절'이 아니었어요. 앨범의 두 번째 노래인 '가시와 장미'가 타이틀 곡으로 돼 있었는데 조영남 씨에게 갈 노래가 갑자기 저한테 오는 바람에 2주만에 타이틀곡이 바뀌게 된 거죠."
원래 작사가 박건호 씨가 속마음도 털어놓지 못하고 9월에 한 여인과 헤어진 이야기를 가사에 담아 '9월의 마지막 밤'으로 돼 있던 것이 뒤늦게 그의 노래가 되는 바람에 시기상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뀌어 정서적으로 가을 분위기에 더 맞는 노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제 노래가 히트해서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중가요 한 곡이 잠깐 유행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아노 반주에 맞춘 잔잔한 음악이 국민적 정서에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가사도 사랑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게 아니어서 서양문화인 밸런타인데이에 반대되는 우리 식 사랑을 표현하는 이벤트 날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가끔 대구에도 공연하러 오는 그는 10월의 마지막 밤이 가고 11월이 되면 대학교 1학년인 아들과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 '두 개의 세상'의 발표를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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