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투표 지역감정 이용말라"

입력 2005-10-28 11:02:48

李지사 군산시에 자제 요청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중저준위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지역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에 앞서 군산시측에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28일 오전 10시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군산시가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플래카드와 유인물을 뿌리고있는 데 대해 "지역감정을 투표운동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국론분열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자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또 27일 경주시장 등이 군산측의 지역감정 조장에 반발, 삭발 및 단식 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며 이성적인 자제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회견에서 현재 군산시내에는 '조류독감 옮겨오는 철새같은 반대세력 경상도로 날아가라' '배터진 경상도 지금도 배고프냐, 방폐장 양보하라''경상도 문딩이들에게 이젠 질 수 없다'는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문구를 사용한 현수막들이 시가지에 난무하고, 정부내 특정세력이 경상도를 지원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진실인양 해당 지역 언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관위와 정부가 지역감정에 편승한 불공정한 투표운동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어느쪽도 투표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탈락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달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역감정 의존에서 탈피, 깨끗한 주민투표를 위해 △유치지역 지자체간 공정한 경쟁과 민주적 절차에 의한 부지선정 원칙 준수 △지역감정 조장행위 배격 △투·개표의 공정성과 지역간 신뢰성 확보를 위한 '공정투표 교차감시단' 구성 및 운영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백상승 경주시장과 이종근 시의회의장, 이진구 국책사업경주유치추진단 상임대표 등은 27일 경주역 광장에서 "군산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플래카드를 마구잡이로 내걸고, 정부는 군산 측의 악의적인 유치전략을 방치하면서 사실상 '군산 편들기'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삭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또 경주시는 특정지역 편들기로 방폐장이 타 지역에 간다면 가동중인 월성원자력 발전소와 착공식을 앞둔 신월성 1, 2호기 반대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한편 군산시국책사업유치단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교차감시단을 운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투표의 공정관리와 감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북 군산 시내에 붙은 지역감정 조장 플래카드(본지 26일자 보도)는 철거될 것으로 전망된다.국무총리실 관계자는 27일 지도관을 군산으로 내려보내 국책사업을 두고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의사를 군산지역 방폐장 유치 찬성단체에 전달, 철거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경주.박정출 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