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승리 朴대표 대권 경쟁력 강화

입력 2005-10-28 11:22:59

10·26 재선거 완승은 향후 한나라당 대권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물론 '올인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박근혜 대표다. 따라서 청계천 특수로 지지율 상승세를 보여온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 대표 간 당내 대권 경쟁구도가 한층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번 재선거 완승으로 박 대표 체제가 빠르게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는 데에 당내 이견은 없다.

박 대표도 특유의 강단을 발휘해 선거를 승리로 이끈 데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인다. 스스로도 "의미 있는 선거였다"고 자평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사실 박 대표에게는 최대의 기회이자 위기였다. 만약에 텃밭인 대구 동을에서 패배했을 경우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의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권 실세와 맞붙은 대구 동을에서는 물론 민주노동당이 거세게 도전한 울산 북구에서도 승리를 이끌어내 박 대표는 대권주자로서 상품성을 한층 더 인정받게 됐다.

이에 힘입어 박 대표의 당 장악력은 가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7월부터 지지도 면에서 이 시장이 박 대표를 추월해나가자 의원들 동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박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지낸 인사마저 이 시장 지지발언을 하고 나설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급반전됐다. 내친김에 다음달 당 혁신안 최종 추인을 통해 당직 개편도 서두를 생각이다. 친정체제를 한층 강화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달린다면 대권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내 '반박(反朴)세력'들의 박 대표 흔들기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잦아들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반해 청계천 완공을 통해 연일 상종가를 치던 이 시장은 박 대표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이 시장 측은 일단 겉으로는 박 대표의 선전(善戰)에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시장 측은 "박 대표가 이번 선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이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며 태연한 표정이다.

하지만 이 시장 측도 재선거 승리로 인한 당내 분위기 반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재선거 전까지만 해도 이 시장 쪽으로 줄서는 눈치가 확연했던 의원들의 동요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 측은 "한쪽(박 대표)이 뜰 때는 뜨도록 놔둬야 된다"며 일단은 반전기회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이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밀리는 분위기다. '빅3'였던 당내 대권 경쟁구도가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손 지사는 한 방송에 출연해 이번 선거결과와 대권 경쟁구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대선국면이 아니다"며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심기는 편해보이지 않았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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