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아버지 이춘광씨, "장하다 내 아들"

입력 2005-10-27 08:13:00

방망이 하나로 남벌에 성공,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무대에서 아시아 홈런왕의 위용을 뽐낸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의 아버지 이춘광(62)씨는 큰 일을 해낸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이춘광씨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승엽이가 일본 진출 첫해 참담한 성적을 경험하고 2군 추락 등 힘든 시기도 겪었지만 모든 어려움을 딛고 팀의 재팬시리즈 우승에 기여해 기쁘다.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서 김선우(28.콜로라도 로키스)의 아버지 김대중씨와 저녁 식사를 한 이씨는 "직접 경기를 보지 못하고 TV로 승엽이의 활약 소식을 들었다. 지난 겨울 국내에 들어와 훈련을 많이 해 기대를 했다. 곁에서 부모처럼 때론 편한 친구처럼 지도해준 김성근(전 LG 감독) 인스트럭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진로를 놓고 의견차도 많았지만 결국 아들의 선택이 좋은 쪽으로 결실을 봤다고 회고했다.

"초등학교 때는 운동이 좋아서 했지만 중학교 때 선수로 빛을 못봤다. 하지만 고교 시절 청룡기 우승에 이어 94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홈런.득점상을 받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경북고 졸업반 때 한양대와 프로를 놓고 고민할 때 나는 대학 진학을 원했지만 승엽이가 삼성 입단을 고집했다. 당시 투수로 커브를 많이 던져 왼손이 귀에 닿지 않을 만큼 팔이 굽어져 있었지만 타자로 전향, 가족같은 팀의 도움 속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엽이가 처음에는 미국 진출에 초점을 두고 준비했는 데 그쪽이 너무 과소평가하는 바람에 마음이 상해 일본행을 선택했다. 일본 진출 첫해에는 연구할 시간도 없어 참담한 성적을 냈다. 거기에 실망한 승엽이가 지난 겨울 팀이 정해준 것보다 더 많은 운동량을 소화했다. 2군 추락 등 힘든 시간을 이겨냈기에 지금의 기쁨이 더욱 값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11.10∼13) 때 응원을 갈 계획이라고 귀띔한 뒤 올해로 롯데와 2년 계약이 끝나는 것에 대해선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고 승엽이가 국내에 들어오면 상의해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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