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용지 확보 조건 아파트 분양 끝나면 "나 몰라라"

입력 2005-10-26 09:38:22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늘어나는 학생수용에 대비, 인·허가 때 학교용지를 확보해 교육청에 기부키로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아 개교가 늦어지면서 학생수용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용지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데도 불구, 사업승인 변경 등을 해준 뒤 뒤늦게 행정 조치를 하는 바람에 학생들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특히 아파트 업자들의 약속 불이행으로 인한 개교 차질은 지역서는 처음이나 달서구와 달성군 등 시 외곽지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잇따라 불거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남부교육청은 달서구 유천동 327의 1 일대 1만2천700㎡에 42학급 규모의 유천초교(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학교는 2007년 3월 개교예정으로 인근 유천동의 포스코 아파트(764가구)와 화성파크(670가구)를 비롯한 달성군 화원읍의 삼성 래미안(1천451가구)과 신동아 파밀리에(436가구) 등 4개 아파트 3천300여 가구의 학생을 수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 업체들은 행정 및 교육당국과의 협의에 따라 아파트 인·허가과정에서 학교용지를 확보해 기부키로 했으나 지금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삼성아파트는 유천초교에 학생을 수용키로 하고 2004년 12월까지 최소한 학교용지 80%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달성군으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약속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말썽이 나자 대구남부교육청은 뒤늦게 달서구·달성군 등에 사업계획 변경 미이행에 따른 공사중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은 "아파트 시행·시공사에 오는 12월 5일부터 공사를 중지할 것을 통보한 상태"라며 "사업허가 때 학교용지 확보문제가 예상돼 아파트 회사를 상대로 공증까지 받았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달서구청 관계자는 "달성군과 달리 달서구의 포스코 아파트는 승인 때 학교 용지 매입 조건이 없었고, 화성파크도 교육청과 협의하라는 내용뿐"이라며 "아파트 업체들에게 12월 5일까지 학교 용지를 매입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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