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이병규-서튼, 프로야구 MVP 3파전

입력 2005-10-25 16:25:06

31일 프로야구 정규 시즌 MVP 투표를 앞둔 가운데 최우수선수는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 '적토마' 이병규(LG), 외국인 파워 래리 서튼(현대)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올 시즌 다승(18승)과 방어율(2.46) 등 '알짜' 타이틀 2개를 따낸 손민한은 1984년 최동원(현 한화 코치) 이후 21년 만에 롯데에 MVP를 안겨줄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손민한은 승률(0.720) 3위, 탈삼진(105개) 10위 등 다른 부분에서도 고른 성적을 올려 에이스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전반기 막판에는 팀을 위해 마무리를 자청하는 등 롯데가 4년 연속 최하위의 수모를 씻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고군분투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는 한동안 사라졌던 20승 투수에 도전했으나 체력을 일찍 소진시킨 바람에 막판 스퍼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생애 최다승을 올리며 2001년 15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이후 두 번째 다승 타이틀을 거머쥔 손민한이 MVP 0순위 후보라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데뷔 후 첫 타격왕(0.337)과 함께 4년 만에 최다안타(157개) 타이틀을 되찾은 이병규도 MVP를 노린다.

한국 타자 가운데 '맞히는 재주는 최고',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넓어 어느 볼이든 안타를 만들 수 있는 타자'라는 호평을 들어온 이병규는 해마다 수위 타자에 근접했으나 운이 따르지 않았고 데뷔 9년만에야 비로소 타격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최다안타는 1999년~2001년 3연패 이후 통산 4번째.

SK 김재현과 타격 시소 경쟁을 벌였던 이병규는 시즌 마감을 앞두고 역전에 성공했고 이순철 감독의 배려 속에 고타율을 끝까지 유지했다.

9명의 MVP 후보 가운데 성적만 놓고 보면 가장 탁월한 선수는 서튼이다.

홈런(35개),타점(102개),장타율(0.592) 1위, 타격 14위(0.292) 등 공격 전반에서 데이비스(한화)와 함께 용병 파워를 주도했다.

'효자용병'으로 통했던 클리프 브룸바(오릭스 버팔로스)의 뒤를 이어 현대 타선의 핵으로 활약하며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홈런 숫자로는 2002년 SK에서 활약하며 45개를 때린 페르난데스(현 세이부 라이온스)이후 용병 최다 홈런이었다.

그러나 좋은 성적에도 불구, 팀 성적 하락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는 호쾌한 활약은 별로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2년만에 40홈런 시대를 열어 젖혔다면 단연 독보적인 후보가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오승환은 만장일치로 신인왕 등극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한국시리즈 MVP에 이은 정규 시즌 MVP까지 사상 초유의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고 있으나 타이틀 수상이 승률(0.909) 한 개에 그쳐 손민한, 이병규, 서튼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MVP 및 신인왕 투표는 31일 오후 2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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