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오르고 버섯 캐고…건강 일석이조"

입력 2005-10-25 15:07:46

김천 나물 캐는 주부 등산객들

"산에서 직접 캔 버섯·도라지·더덕도 좋지만 그보다는 산행이 더 몸에 좋아요."

장옥련(52·여·김천 감호동) 씨는 1주일에 2, 3번 정도 산을 찾는다. 김천 봉산면과 충북 영동군 황간면 일대 야산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조카 며느리가 산에서 캔 도라지로 천식을 고치는 것을 보고 산행을 시작한 지 벌써 7년째. 예전엔 잔병이 많았지만 요즘은 1주일만 산에 오르지 않아도 되레 병이 날 정도가 돼버렸다.

23일 황간면 한 야산에서 만난 장씨와 신옥순(52·김천 감호동), 박숙녀(53·김천 용두동), 정재순(41·〃) 씨 등 4명의 주부들은 도라지 캐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씨는 산행 경력 2년째로 김천은 물론 상주, 성주 등의 산은 죄다 가봤을 정도. 정씨는 "산에 오를 땐 숨이 넘어갈 듯 힘든 순간들이 많지만 도라지·버섯을 발견하면 기운이 절로 난다"며 "시아버지께 송이를 캐 갖다 드리기도 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산행 7년차인 신씨는 "산행이 식단 준비에도 도움이 되고 감기 한번 안 할 정도로 건강에도 좋아 틈만 나면 산을 찾고 있다"며 "김천 봉산면은 산나물, 지례면과 성주 쪽은 고사리, 황간면에는 버섯·도라지가 많다"고 귀띔했다.

김천 새마을부녀회장인 박씨는 "산행경력이 1년밖에 안 된 초보"라며 "아직은 오르는데 급급해 도라지를 잘 볼 순 없지만 갈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산을 오를 때 흠뻑 배어나는 땀은 찜질방에서 빼는 땀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이들은 "산에서 먹는 도시락 맛은 정말 꿀맛"이라며 산행예찬론을 폈다.

김천 증산초교 김창배 교사는 "요즘 들어 증산면 일대에는 이처럼 목적을 갖고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평일엔 수십 명, 주말엔 수백 명씩 된다"며 "등산로 없는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땐 물줄기나 산소 등을 찾아 내려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사진=정재순·신옥순·박숙녀·장옥련(왼쪽부터) 씨가 금방 캔 도라지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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