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천재

입력 2005-10-25 11:52:29

'세기적 천재'를 거론할 때 흔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사후 50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궁금해 한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나?" 그의 천재성을 능가하는 사람이 아직 없기에 그의 이름은 지금도 천재의 대명사로 각인돼 있다.

◇ 당시 부검의였던 토마스 하비 박사의 주장에 따라 240조각으로 분리돼 영구보존되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뇌. 세기적 천재성에 대한 뜨거운 관심 탓에 그의 뇌는 불행히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얼마 전 케이블'위성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아인슈타인 뇌 관련 특집에서 뇌 전문의 마크 리스고 박사와 물리학자 짐 알카릴리 박사는 각각 선천성과 후천적 노력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뇌가 일반인과 많이 달랐다는 점에는 견해를 같이했다. 수리 능력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일반인보다 15% 이상 넓고 주름도 현저히 많았음을 확인했다.

◇ 8세 영재 송유근 군이 인하대 수시모집에 합격, 국내 최연소 대학생이 된다. 젖살 통통한 어린아이가 대학 합격 통지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대견하다. 심층면접에서 송 군은 슈뢰딩거 방정식 등을 이용, 복잡한 물리학 이론을 20여 분간 막힘없이 설명했다 한다. 기자회견장에선 전공자에게도 생소한 '초끈이론' 연구 포부를 밝혀 어른들을 넋이 나가게 만들었다.

◇ 꼬마 영재 신입생을 맞아들이게 된 인하대 측의 준비된 자세도 눈길을 끈다. '노벨상 수상자 배출'의 야심찬 포부 아래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과목별 전담 교수와의 1대 1수업과 더불어 인성 교육을 위해 초등학교 일부 수업도 받도록 배려한다. 교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특혜도 주어진다. 10대에 해외 유명 대학 물리학 박사, 20대 초반에 세계적 물리학 교수로 자리잡게끔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 1만 권 이상의 책을 그대로 암기하는 영화 '레인맨'의 실제 주인공처럼 뇌 기능 장애자들 중 특정 분야에 천재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서번트(savant)'로 불리는 이들은 또한 '경이로운 천재'로 꼽힌다. 전 세계 100명 정도로 추산되는 이들은 자폐증 등으로 일상생활에는 한계가 있다. 발달 단계가 지극히 정상인 송 군이 서번트가 아니면서도 경이로운 천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면 과한 욕심일까.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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