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가 24일 기자간담회에서검찰조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정 내정자의 '검찰 변화 구상'이 어떻게 구체화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정 총장 내정자는 우리 사회에서 권위주의적 색채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조직의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검찰 리더십 문화를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해 그결과가 주목된다. ◇ 혁신추진단·미래기획단이 핵심 = 정 내정자가 밝힌 '검찰 변화 구상'의 핵심은 '블루오션(blue ocean) 경영전략을 통해 검찰 변화를 추진하되 보수적 조직인검찰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게 예측 가능한 미래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것이다.
정 내정자는 이 같은 변화를 수행할 구체적 기구로 검찰 내 '혁신추진단'과 '미래기획단'을 꼽았다.
이는 혁신추진단과 미래기획단이 기존에 추진해온 사업에 블루오션 전략, 즉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하는 경영전략을 접목함으로써 법률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검찰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첨단 경영기법인 6시그마(제품 100만개 중 3.4개의 불량률 수준을 목표로 결함을 관리하는 기법)를 검찰 업무에 접목하는 '혁신추진단'은 정 내정자가 대구고검장재직 시절 가장 먼저 도입한 기구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민원서류를 신청 후 1시간 내에 발급해 민원인의 번거로움을 덜고▲전체 사건의 87%를 차지하는 불구속 사건은 종전 주 2회 배당에서 당일 배당으로전환, 신속한 수사를 도모하며 ▲'집중근무시간제'를 도입, 검사 자율에 맡기던 업무시간을 집중도 있게 운용하게 했다.
검찰이 그간 '검사실 타자기를 컴퓨터로 바꾸고 기록 규격을 B5에서 A4로 바꾸는 정도의' 단편적인 혁신밖에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감안, 외부 혁신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검찰 업무를 고치겠다는 게 검찰 6시그마의 골자라고 할 수 있다.
'미래기획단'은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미래 청사진과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로 올 7월 검찰총장 직속으로출범한 기구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합리적 수사지휘 체계 구축, 인권과 정의의 조화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100개 안팎의 소주제를 정해 검찰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도 연구하고 있다.
정 내정자가 '블루오션 전략'을 언급하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자리' 가 없어지는 두려움"이라고 언급한 데 비춰 이 두 개 기구가 검찰 조직의 '리모델링' 을 추진함으로써 검찰에 대한 사법수요가 적은 부서를 통합·폐지하고 수요가 많은서비스 부문을 확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검찰 '조직문화' 환골탈태 예고 = 검찰 조직의 제도 변화 외에 내부 문화도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내정자가 "조직의 리더십이 피라미드 식으로 갈 것인지 민주적인 대화의 형태로 갈 것인지는 (국민)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고 말한 데서 보듯 상명하복 식의 검찰 문화에 대한 대변신 의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청법에서는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검찰 내에는 '검사동일체 원칙' 정서가 강하게 남은 탓에 상명하복 식의 '조직문화'가 강한 게 사실이다.
이번 김종빈 전 총장이 퇴임할 때도 일선 검사가 총장을 '아버지'로 표현한 데대한 국민적 시각은 곱지 않아 외부에서 검찰에 바라는 변화는 검찰 내부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정 내정자가 구상하고 있는 문화혁신은 김종빈 총장 시절에 추진된 '폭탄주 금지령', '골프 자제령', '검찰내 선비문화 정착'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강도가 높고 범위가 넓을 것으로 보인다.
◇ 급격한 변화…부작용은 없을까 = 정 내정자의 변화 의지가 청와대의 '코드인사'와 맞물려 검찰의 연성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어 혁신 과제의 성패 여부는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들에 대한 사정으로 정치권과 날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검찰이 수사 역량을 '대민 서비스' 분야에 집중할 경우 자칫 수사력 손실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검찰 개혁과 혁신은 전임 총장 때부터 꾸준히 진행된 작업이며 일선에서도 변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다전시행정에 치우쳐 수사력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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