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이런 삶-김재희 대한토지신탁 사장

입력 2005-10-24 17:22:12

"지역에 전국적 브랜드 건설업체 키워야"

김재희(金在熙·51) 대한토지신탁(주) 사장은 부동산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대학 졸업후 부동산 신탁관련 업무만을 26년째 계속해온 것이다. 이제는 국내 최대 부동산 신탁회사에서, 최고위직인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래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한 전문가로 손색이 없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10여 년 전에 이사했던 집에서 아직 살고있을 정도로 재산을 불리는 데는 재주가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대한토지신탁은 1997년 정부출자기관인 대한주택보증(주)의 전액 출자로 설립된 부동산관련 신탁 금융기관이다. 건축 자금이나 개발 노하우가 부족한 고객으로부터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계획 수립과 건축자금 조달, 공사 관리, 건축물의 임대·분양 등 전 과정을 대신 수행하는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에는 부동산 신탁 관련회사가 6개 정도 있으나 대한토지신탁이 최대 규모로 꼽히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아파트 등의 건설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수성구 쪽에 주상복합건물을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사장은 "건설업 부문은 GDP(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나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대구·경북의 경제가 되살아나려면 건설경기가 우선 활성화해야 하며 지역내 관련업체들도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80년대 말이나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지역에는 전국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 회사가 여럿 있을 정도로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는데 외환위기에 처하면서 이들 업체가 잇따라 무너지고 타 지역 업체들이 지역을 공략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는 "전국적인 브랜드를 갖는 건설업체를 키워내 옛 명성을 되찾고 지역 경제도 살리자"고 역설했다. 또 "지역에서 좋은 개발 아이템만 제시해주면 회사 차원에서 투자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대구의 경우 수성구에만 치우치는 개발사업을 지양, 다른 지역도 함께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성주군 벽진면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초등학교부터 중·고교, 대학(경북대 법학과)까지 모두 대구에서 졸업한 뒤 지난 80년 서울에 있던 성업공사(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입사했다. "입사 시험에 민사소송법이 포함돼 있는 등 대학 전공을 계속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입사 이듬해인 81년부터 7년간 대구지점에서 근무한 뒤 본사로 다시 올라가 지금까지 계속 서울에서 생활해 왔다. 91년부터는 성업공사가 설립한 자회사로, 국내 최초의 부동산 신탁회사인 대한부동산신탁(주)으로 옮겨 부장으로 승진했으나 IMF 사태로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다시 대한토지신탁으로 옮기게 됐으며 지난 7월에는 사장으로 취임했다.

부인 김귀주 씨는 경북대 원예과를 졸업한 대학 동기로 가톨릭신문사 기자 출신이다. 두 사람은 대학 3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게 인연이 돼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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