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제재 압박-시리아 "美 음모" 반발

입력 2005-10-24 10:31:31

UN '하리리 前 레바논 총리 암살 개입' 보고서 파문 확산

시리아 고위 관리들이 리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사건에 개입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 후 시리아는 이보고서가 사실을 왜곡했고, 반미 시리아 정권을 몰아내려는 미국의 음모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의 최고 정치조직인 국민진보전선(NPF)은 23일 이 보고서가 "진실과 사실을 왜곡했으며, 서로 모순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진보전선은 성명을 통해 "도무지 신뢰성이 없고, 시리아에 적대적인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비난했다.

유엔 보고서에서 하리리 전 총리를 위협한 인물로 지목된 왈리드 모알렘 전 외무장관은 시리아에 대한 압박은 이 지역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 음모론을 제기했다.

유엔의 보고서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아사드 대통령은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 앞으로 시리아의 입장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시리아 외무부도 다마스쿠스 주재 안보리 회원국 대사들에게 따로 서한을 보내 자국의 입장을 해명했다.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압박이 고조되는 속에 시리아 법률가 약 100명은 유엔의 보고서에 반발해 뉴욕 유엔 본부 앞에서 항의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엄청난 법적 실수이자 사법당국의 명백한 법규에 대한 위반'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유엔 관리를 통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안보리는 25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시리아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미국을 방문 중인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23일 유엔의 보고서가 "매우 심각한 것"이며 국제사회가 시리아를 제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관리들은 유엔 차원에서 시리아를 제재하거나 혹은 문제의 시리아 관리들을 국제법정에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마스쿠스·부쿠레슈티로이터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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