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순환도로 건설 논란 "체증 완화 VS 앞산 파괴"

입력 2005-10-24 09:49:19

"대구 도심의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4차순환도로를 건설해야 한다."

"대구의 '허파'이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연·문화자원인 앞산을 파괴하는 도로건설은 절대 안 된다."

상인과 범물을 잇는 4차순환도로 건설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교통량 분산 등을 이유로 4차순환도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찬성론과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효율성 없는 도로를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교통공학 전문가인 김갑수 영남대 교수는 "대구의 1, 2, 3차 순환도로가 전혀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교통혼잡비용을 줄이는 등 교통공학적 측면에서 4차순환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또 "터널로 하는 것이 환경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고재기 대구한의대 교수는 "지금의 앞산순환도로를 산쪽으로 확장하는 것이 터널보다 생태계 파괴가 더 크다"며 "터널공사에 따른 지하수 변동으로 심각한 식생변화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얘기했다. 김영창 대구시 건설방재국장은 "도로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도시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한국교통연구원 등 전문기관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도로건설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도로 건설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대구시의 재정난 등을 들어 4차순환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송창섭 대구참여연대 시정개혁센터 소장은 "현재의 앞산순환도로만 해도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체증이 없다"며 "교통량 분산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4차순환도로 건설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원 계명대 교수도 "도로는 있을 곳에 있어야 하는데 앞산의 원형을 갖고 있는 달비골과 용두골을 파괴하면서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구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통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통행량 예측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며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구시 여건을 감안하고, 기존 고가도로마저 없애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4차순환도로 건설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상인~범물 4차순환도로(길이 10.5km·폭 35m·교량 3곳)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6월 착공, 2011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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