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아파트 95%가 40평 넘는 중대형
대구 수성구에서 20, 30평형대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신규공급이 아예 끊기거나 최소화되면서 수성구가 부유층들의 '특구'로 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올 하반기부터 두드러지면서 신혼부부나 서민층의 수성구 진입이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수성구 범어동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4개 업체의 평형대를 보면 40평형 이상이 전체 물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지역 신규 분양아파트의 40평형대 분양가는 4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달말 분양하는 동일하이빌의 경우 전체 228가구 중 53평형이 152가구, 64평형이 76가구이며 월드건설은 전체 600 가구 중 30평형대는 34평형 92가구에 불과하다.
또 삼성 래미안은 467가구 중 최소 평형은 38평으로 공급 가구는 51가구에 그치고 있으며 내달 분양 예정인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아예 전체 가구 1천500가구 중 최소 평형대가 49평으로 주력 평형대가 54평부터 77평까지다. 이에따라 범어동 일대의 신규분양 아파트 전체 2천795가구 중 30평형대는 5% 수준인 143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시지 지역에서 내달 분양을 준비중인 효성도 592가구 중 147가구만 35~36평형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48~57평형 위주로 분양할 계획으로 있어 신규 아파트 중대형 집중 현상은 수성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지난 2002년 이후 수성구에서 분양된 40평형 이상 아파트는 7천500가구를 넘어서 대구 전체 1만9천가구의 약 40%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중대형 평수에 대한 수요층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지난 98년 국민주택 의무규정 폐지 이후 분양업체들이 땅값 상승으로 분양가 인상이 용이한 중대형 평수 공급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30평형대의 경우 분양가 권고로 수성구에서도 평당 가격이 800만 원선을 넘지 않고 있지만 40평형대는 1천100만 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분양 준비 중인 모 업체 관계자는 "수성구 평당 땅값이 1천만 원으로 불과 1, 2년 사이 두배로 뛴데다 건축법 개정으로 공사비가 늘어나 이윤 확보를 위해서는 중대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사전 수요 조사에서도 40평형대 이상 선호층이 60%를 넘어 시장성도 괜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주택 규모인 34평형(전용 25.7평) 이하에 비해 40평형 이상은 공사비의 10%가 부가세로 붙고 마감재 차이가 있지만 평당 분양가 차액이 300만 원대에 이르고 있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분양전문업체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경제력 향상으로 중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수성구에서 중대형 평수는 지나친 과잉 공급 측면이 있다"며 "수요자들은 가격 상승으로 수성구에서 집 마련이 힘들어지고 주택업체도 미분양에 대한 부담이 많지만 원가 상승을 만회하기 위한 중대형 공급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