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장에 새 야구장"…조 시장 지시 논란

입력 2005-10-21 11:26:39

조해녕 대구시장이 20일 시청 간부회의에서 대구시민운동장 내에 새 야구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실무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소와 실현 가능성을 놓고 야구팬들의 논의가 뜨겁다.

조 시장은 이날 삼성 라이온즈의 2005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새 야구장 건립을 본격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 대구시는 새 야구장을 대구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수성구 대흥동 대구체육공원 내에 짓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나 예산 부족으로 당분간 추진되기 어렵다고 판단, 대구시민운동장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는 민자를 유치, 현재 대구시민운동장 자리에 야구장을 짓고 대구시민야구장에는 쇼핑센터와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건물을 짓는다는 방안을 갖고 있다. 대구시는 시민운동장이 도심에 위치한 데다 부지를 사지 않아도 돼 사업성이 있는 만큼 민자 유치로 야구장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라이온즈와 야구팬, 지역 야구 관계자들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구단이 야구장을 지을 입장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대구시만 바라보고 있다"며 "다만 기존 야구장을 헐면 아마추어나 사회인들이 야구할 곳이 없어지는 만큼 당초 시 계획대로 대구체육공원 내에 새 야구장을 짓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야구 선진 도시의 야구장은 주차시설이 완벽하게 확보되는 도시 근교에 자리 잡고 있다"며 "수 십년 후를 내다보고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야구팬은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됐지만 대구체육공원과 연결되는 대공원역은 승객없는 역으로 남아 있다"며 "대공원역 부근에 야구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글을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구시야구협회 관계자는 "대구에 야구장이 하나뿐인데 대구시민야구장을 뜯어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며"대구시는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야구팬들은 "시민들이 야구 보러 가기에 가까운 시민운동장 자리가 새 야구장 부지로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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