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의 연구 성과
10월은 핑크리본(여성의 아름다움, 건강, 가슴의 자유를 상징)의 달이다. 지난 1991년 이후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국제적으로 핑크리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유방암은 여성 8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며 여성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기록된 뒤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2002년 유방암 환자는 7천317명으로 1995년에 비해 199% 증가했다.
최근 10년 동안 유방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결과 예방, 진단, 치료 등에도 많은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변화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이다.
과거 '환자가 참을 수 있을 정도까지 최대한 치료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현재는 '효과 있는 가장 최소한의 치료를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전환되면서 축소수술, 광범위한 방사선 치료 대신 필요 부위에만 한정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거나 적정용량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유방암 치료의 근간을 이루게 됐다.
◇높아지는 조기발견 가능성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유방암의 경우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생존율이 80~90%에 이르기 때문에 조기발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최근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MRI, PET-CT와 같은 영상진단 기법의 발전은 유방암의 조기 발견을 높이고 있다.
특히 유전공학, 분자생물학의 발전은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거나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유전자를 찾아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들에게 선별적인 예방요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또 유방암에 걸린 여성들의 유전자를 분석, 예후(재발, 사망)를 예측할 수 있게 하여 개인에 대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신약 개발 연구 활발
유방암 치료 신약 개발도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미 'erbB-2'라는 유방암 치료제가 개발되어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외 많은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어 유방암에 대한 치료 전망을 밝히고 있다.
유방암 호르몬 치료에서는 그동안 타목시펜(항에스트론제)이 대표적인 치료제였으나 최근 여러 기관(ATAC, MA-17, IES 등)의 임상연구 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레트로졸, 아나스트로졸 등)가 타목시펜을 대체할 약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타목시펜을 5년간 사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했을 때도 치료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 유방암의 호르몬 치료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치료의 세대교체
수술 치료에 있어서도 괄목한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유방절제 범위가 점차 축소되어 현재는 유방의 모양을 거의 유지할 수 있는 유방보존술과 피하 유방절제술 후 유방 성형술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유방암 수술 후에도 유방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또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도 전체 림프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 전이가 된 경우에만 시행하고 있어 림프절 절제술에 수반되는 팔의 부종(림프부종)이나 통증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 발생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도 이전에는 전체 유방과 겨드랑이를 대상으로 했으나 부분 유방 방사선조사(Partial breast irradiation)가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팔의 부종, 상완신경총병증, 견관절의 기능장애, 연부조직 괴사, 심장질환, 방사선 폐렴 등 방사선 치료에 따른 부작용 발생 우려도 감소하고 있다.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은 유방암이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았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유방암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도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진행된 경우에는 경과 및 결과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한 자가 검진이나 정기 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이수정 영남대의료원 유방센터 교수
사진:최근 10년 동안 유방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결과 유방암 예방과 진단, 치료에도 많은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사진은 영남대의료원 유방센터.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다시 보이네 와"…참사 후 커뮤니티 도배된 글 논란
"헌법재판관, 왜 상의도 없이" 국무회의 반발에…눈시울 붉힌 최상목
전광훈, 무안공항 참사에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 발언
음모설·가짜뉴스, 野 '펌프질'…朴·尹 탄핵 공통·차이점은?
임영웅 "고심 끝 콘서트 진행"…김장훈·이승철·조용필, 공연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