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팬들 사랑에 이제야 보답"

입력 2005-10-19 10:52:35

'파란 피가 흐르는 사나이 양준혁.' 삼성 주전 멤버 가운데 유일한 대구 프랜차이즈 스타 양준혁(36)이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05한국시리즈에서 오랜만에 베테랑 간판타자로서 이름값을 했다.

양준혁은 1대0으로 앞선 8회초 2사 1, 2루에서 상대투수 이재우의 4구째 133km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너머로 110m의 그림같은 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 한방으로 삼성은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진갑용의 2점홈런으로 두산을 3연패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로 인터뷰를 한 양준혁은 "삼성팬들에게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선물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이제야 보답을 한 것 같아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의 파란 유니폼을 입기 위해 영남대 졸업 후 먼저 군 복무(상무)를 한 프로 13년차 양준혁은 올 시즌 부진(타율 0.261)으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부동의 3번자리를 내주어야만 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50경기에서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는 타격 명성과는 달리 0.247로 부진했다. 홈런도 지난 시즌 현대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승부와는 무관했던 2방이 전부였다.

하지만 양준혁은 이날 3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홈런포를 쏘아올려 그간의 오명을 한순간에 씻어냈다.

양준혁의 홈런은 빛을 보지 못할뻔 했다. 6회초 왼손투수 이혜천이 등판하면서 대타로 교체될 상황이었지만 선동열 감독에게 한번만 더 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선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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