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연승 "잠실에서 끝낸다"

입력 2005-10-17 13:21:08

삼성 라이온즈가 2005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15, 1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 2차전에서 5대2, 3대2로 잇따라 역전승을 일궈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로써 삼성은 우승 고지의 '5부 능선'에 올라서며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바라보게 됐고 이번 시리즈를 단기전으로 끝낼 가능성도 높였다. 삼성은 17일 하루를 쉰 후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18~20일 3~5차전을 갖는다.

1, 2차전에서 삼성의 선동열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강한 집중력을 발휘, 지역 야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대구구장은 지난 90년 이후 한국시리즈 13번째 연속 매진 사례를 보였다.

◆단기전으로 끝날까=그동안 22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2연승을 거둔 팀은 10차례 있었으며 이들 모두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100%를 기록했다. 초반 2연승 팀이 4차전까지 4연승 행진으로 우승한 경우는 4차례, 5차전까지 4승1패로 우승한 경우는 3차례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도 삼성이 5차전 이내에 우승을 결정지을 확률은 70%나 된다.

삼성은 1, 2차전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두산의 불펜진과 마무리 공략에 성공하며 역전승을 이끌어내 단기전 우승에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반면 두산은 플레이오프 3연승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인 상태다. 4차전에서 삼성은 바르가스를, 두산은 박명환을 각각 선발로 예고했고 5차전에서는 1차전 선발 하리칼라(삼성)와 리오스(두산)가 재대결할 예정이다.

◆김종훈이 끝낸 2차전=삼성이 연장 12회의 대접전 끝에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4시간45분으로 역대 한국시리즈 최장시간 경기였던 2차전은 연장 12회말에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걸이 두산 4번째 투수 이재영으로부터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치고 나가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조동찬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를 만든 삼성은 김종훈이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날려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안타가 나온 것은 통산 6번째다.

앞서 1대2로 패색이 짙던 9회말 1사 후 대타로 나선 삼성의 김대익은 두산 마무리 정재훈의 4구째 시속 133km의 포크볼을 걷어올려 통렬한 우월 동점 솔로홈런으로 장식, 팀을 구했다. 한국시리즈 대타 홈런은 통산 7번째.

2대2이던 10회초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으로 3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의 고참 김한수는 한국시리즈에서 12경기 연속안타로 최다연속경기안타 타이를 이뤘고 21경기 연속출루로 이 부문 신기록을 수립했다.

◆1차전 기선 제압=삼성은 지난 달 28일 이후 17일만에 경기에 나서 실전 감각이 무뎌질 것으로 우려됐지만 이날 공격과 마운드에서 모두 두산을 압도했다. 대타로 투입된 김재걸이 역전 2루타와 쐐기 2루타를 잇따라 터뜨려 두산을 침몰시켰다.

삼성이 0대2로 뒤지다 2점을 따라붙은 후 계속된 1사 3루. 타석에 나선 박종호는 볼카운트 1-2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으나 투구에 왼손 집게손가락을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삼성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으나 전화위복의 상황이 발생했다. 볼카운트 2-2에서 엉겹결에 대타로 나선 김재걸은 침착하게 볼을 하나 골라낸뒤 다니엘 리오스의 6구째를 통타, 우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려 3대2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 선발 하리칼라는 5이닝을 4안타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특급 불펜 권오준과 오승환은 각각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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