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향토인들-향우회(16)칠곡

입력 2005-10-17 10:38:25

영남의 젖줄 낙동강 정기 이은 '호국' 의 고장

낙동강이 남북으로 관류하고 있는 칠곡군은 대구시·구미시와 인접, 도시문화권과 농촌문화권이 혼재해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경부선 철도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녀들을 일찍 서울이나 대구 등지로 유학보내는 등 교육열이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칠곡은 또한 임진왜란과 6·25 등의 격전지로 잘 알려져 있다. 다부동 전적 기념관 등 지역 곳곳에 전적 기념물이 있고 군 출신, 혹은 보훈 관련 인사들도 다수 있다.이곳 인사로는 우선 장택상 신현확 이수성 씨 등 3명의 전직 총리가 있다.

장택상 전 총리는 8·15 직후 수도경찰청장을 지낸 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초대 외무장관, 민의원 부의장, 총리 등을 잇따라 역임했다. 1공화국 말기와 2공화국 때까지 3~5대 민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3공화국 때엔 한일협정 반대투쟁위에 참여했으며 제1야당이었던 신민당의 고문직을 맡기도 했다.

TK(대구·경북) 대부로 불렸던 신현확 전 총리는 대구대 교수였다가 6·25때 칠곡 인사들 모임인 '낙동회'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장택상을 만났다. 그는 51년 상공부 과장이 된 뒤 고속 승진, 8년 만인 59년 39세 나이로 경제기획원 역할을 했던 부흥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4·19 혁명으로 감옥생활을 했던 그는 제4공화국 때 국회에 진출한 뒤 78, 79년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와 총리에 잇따라 임명됐다.

새마을운동 중앙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수성 전 총리는 서울대 첫 직선 총장을 거쳐 김영삼 정부 후반기 총리로 임명됐다. 97년 대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 입당, 유력한 대권 주자들 중 한명으로 꼽혔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했으며 이후 2000년 총선에서는 민국당 후보로 고향에서 출마했으나 또 다시 낙선했다. 주례만 2천 번 섰고 형님·동생하는 사람이 전국에 5만 명이나 된다고 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마당발이기도 하다.

이들 외에 장·차관 출신 인사도 다수 있다. 노동부에는 김대환 현 장관과 장영철 전 장관이 있다.김 장관은 금릉 출신이지만 약목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어릴적 칠곡에서 자라 향우회에서 고향 인사로 꼽고 있다.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학자(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90년대 후반까지는 친노동자적인 성향이 강하고 급진적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김대중 정부 때 노사정위 활동을 거치면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했으며 현 정부 출범 직후에는 경제부총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13대부터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던 장 전 장관은 74년 국회사무처 근무를 시작으로 보건사회부 장관·경제기획원 장관의 비서관과 총리 비서관, 노동청 차장과 관세청 차장을 거쳐 노태우 정부 당시 관세청장과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노사정위원장도 지냈다.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앞서 교통부와 동력자원부, 산업자원부의 과·국장을 거쳐 중소기업청장도 거쳤다. 배상욱 전 체신부 장관과 최종호 전 국가보훈처장도 이곳 출신이다.

차관급으로는 김송자 전 교통부 차관, 정동철 전 노동부 차관과 배중섭 전 국회도서관장이 있다.경제계 인사로는 지난 70년 삼성그룹 공채로 제일모직에 입사, 그룹 비서실과 해외영업부장·해외지점장 등을 거쳐 삼성물산 대표이사와 삼성테스코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이승한 한국능률협회 전략경영위 위원장이 있다. 신준식 효성산업개발 회장과 이필영 코오롱 그룹 상임고문, 도재영 전 기아그룹 부회장, 곽근호 삼성생명보험 상무, 이경수 KTF 신사업 부문 컨버전스사업실장 상무 등도 있다.

조성희 전 대림엔지니어링 이사, 이유건 전 SK 케미칼 상무, 신한균 전 고려관광 대표이사, 홍인식 전 노량진 수산 대표이사도 칠곡 출신이다. 금융계에는 장재홍 전 한국산업은행 국제금융본부장이 있다.

법조계에는 박경근 서울고법원장, 이원일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와 조재석 서울남부지청장, 이효진 서울지검 부장, 조영수 서울고검 검사, 윤재창 변호사 등이 있다.

학계에는 현승일 국민대 교수가 있다. 현 교수는 서울대 재학 시절 한일수교회담 반대투쟁으로 투옥되기도 했으며 지난 96년 국민대 총장을 역임한 뒤 2000년 총선에서 대구 남구의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헌법학계의 태두로 불리는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도 이곳 출신이다. 유경득 명지대 명예교수, 이택식 서울대 명예교수, 오양호 인천대 교수, 윤충 경희대 교수, 이수연 광운대 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임한조 아주대 교수, 김성수 경기대 교수, 이신두 서울대 교수, 최길영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도 칠곡인.

군 출신으로는 '비운의 장군'으로 잘 알려진 장태완 전 재향군인회장이 있다. 그는 12·12사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신군부에 맞서다 체포돼 갖은 고초를 겪었으며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재향군인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또한 최기출 전 해군 중장, 신라호텔과 조선호텔 사장을 했던 이춘화 전 육군 소장, 향우종합개발 사장인 박훤재 전 1군 부사령관 등이 있다.전문직 인사로는 장성진 서양화가, 박현기 서양화가 겸 건축가, 송춘달 세무사, 이승철 공인회계사, 류명현 변리사 등이 있다.

이 밖에 이동승 조선일보 이사, 이명석 전 문화방송 감사, 이수억 전 서울방송 스포츠 제작위원, 윤정욱 한국방송공사 수원센터 팀장, 박인주 서울흥사단 대표, 배규한 한국청소년개발원 원장 등이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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