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여자들은 좋겠어요

입력 2005-10-15 09:03:44

대구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남성들은 자칫 질투심을 느낄 만하다. 여성들을 위한 배려가 너무 돋보이기 때문.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여성들은 감동을 느낄 만하다.

1호선과 달리 여성들을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 화장실. 남성용 화장실은 좌변기가 3개인데 여성용 화장실은 9개다. 대기시간을 그만큼 줄였다. 화장실 물을 내릴 때 '에티켓 벨'을 누르면 '졸~졸~졸~' 물소리가 나 이용하는 여성들의 맘을 편하게 해준다. '에티켓 벨'은 각 화장실마다 왼쪽에 비치돼 있으며 한 번 누르면 30초정도 소리가 난다.

만약 치한이 여자화장실에 들어와도 걱정이 없다. 화장실마다 변기 뒤쪽 벽에 '비상호출기'가 있어 누르기만 하면 지하철 직원이나 지하철경찰대에서 직접 달려와 즉시 안전조치를 해주기 때문이다. '비상호출기'는 지하철 건설본부에서 혹시 모를 성범죄 등을 위해 특별히 설치했다.

어머니와 어린 유아가 함께 쓰는 모자용화장실은 독특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어른용 변기 앞에 유아들을 위해 작은 변기가 하나 더 달려있다. 오른쪽 벽면에는 1인용 기저귀 교환대까지 갖춰져 있어 안방에 있는 화장실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낸다.

모두가 사용하는 세면대 반대편에는 공용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됐다. 위쪽에는 자동 향수기가 달려있어 24시간 향기롭고 청결한 공기가 공급된다. 세면대 옆에는 물방울 비누도 있어 누르기만 하면 필요한만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기본.

또 임산부들을 위해 전동차마다 왼쪽 3칸 중 1칸을 임산부 보호석으로 비워두도록 권장하고 있다. 혹시 진통이 오거나 아플 때는 지하철 직원을 부르면 즉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다.

지하철 내 남성 성추행범들을 잡기위한 지하철 경찰대도 창설됐다. 본부는 2호선 반월당역. 경감급 대장이 파견되어 있고 출장소 단위로 경찰관 8명, 의경 5명이 근무한다. 순찰팀 뿐만 아니라 지원팀까지도 편성되어 있어 단순 예방순찰 활동 뿐만 아니라 지하철 범죄발생 빈도 자체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대는 특히 전동차 내 성범죄, 소매치기 등을 예방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권성훈기자

사진 : 반월당역에 설치된 모자용화장실. 유아용 변기뿐만 아니라 기저귀교환대까지 설치되어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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