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鳥類독감 방역대책 비상

입력 2005-10-14 10:03:27

루마니아·불가리아 확산…터키선 인간 전염성 'H5N1형'

유럽연합(EU)은 터키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인체에 치명적인 H5N1형으로 확인됨에 따라 조류독감의 역내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에 비상을 걸고 있다.

마르코스 키프리아누 EU 보건·소비자보호 담당 집행위원은 13일 "터키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고(高) 병원성인 H5N1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터키 조류독감이 최근 러시아와 몽골, 중국 등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직접적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또 루마니아에서도 조류독감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부터 루마니아산 가금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EU는 앞서 지난 10일 터키산 가금류 수입도 중단했었다.

키프리아누 집행위원은 "루마니아 조류독감이 어떤 변종인지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인체에 치명적인 H5N1 형일 것으로 가정하고 예방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의 니하트 카빌 농무장관은 루마니아 조류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치명적인 H5N1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즉각 위기관리 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터키와 루마니아 사이에 끼여 있는 불가리아에서도 죽은 채 발견된 조류 30마리를 정밀 조사하고 있으나 조류독감 감염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집행위는 전했다.

이 같은 발표는 H5N1 조류독감이 이미 EU 접경 지역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마침내 유럽에서도 조류독감 주의 및 예방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EU 집행위는 이에 따라 회원국 정부에 대해 시민들에게 독감예방 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조류독감 예방치료제인 항바이러스 약품을 비축하는 등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촉구했다.

키푸리아누 집행위원은 "회원국들에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이것은 방어의 제 1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류독감 확산에 대비한 항바이러스제 공급을 돕기 위해 10억 유로 규모의 결속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약회사들과 만나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치료약 생산도 대폭 늘려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U는 14일 브뤼셀에서 조류독감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방역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보건당국도 다뉴브 삼각주 지역에서 H5형 조류독감이 발생해 정확한 조사를 위해 바이러스 샘플을 영국으로 보냈으나 아직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쉽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2003년 이후 주로 가금류 사육업자들 사이에서 117명이 감염돼 60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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