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용의자 아파트 추락사 '논란'

입력 2005-10-13 10:55:56

형사들이 수갑을 채워 연행 중이던 강도 용의자가 아파트 복도 난간에서 떨어져 숨져 용의자 관리문제가 제기되고 유족들은 신변보호 소홀과 가혹행위를 주장,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달서경찰서는 12일 오후 3시 20분쯤 대구시 달서구 본동 한 아파트 10층 집에서 경찰에게 연행되던 최모(26) 씨가 복도난간에서 떨어져 숨지자 조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7월 3일 수원시 곡반정동 원룸에서 임모(23·여) 씨의 MP3 2대(시가 47만 원)를 훔친 용의자로 연행되던 중이었다는 것.

경기도 수원 남부경찰서 경찰 3명은 달서경찰서에서 "집에서 최씨에 수갑을 채운 뒤 맨 앞에 있던 이모(32) 경사가 현관문을 여는 순간 최씨가 어깨를 밀치고 복도로 뛰쳐나가 14m 떨어진 난간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맨 앞의 형사가 쓰러져 바로 뒤쫓아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연행 형사들이 신변 보호에 소홀했고, 가혹행위가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또한 "170cm가 약간 넘는 체격의 최씨가 건장한 형사 3명 틈으로 쉽게 빠져 나갔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다"며 "경찰이 용의자 신변 보호에 소홀했으며 MP3 2대를 훔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3명의 경찰은 "수원에서 일어난 20여 건의 연쇄 강도에 최씨가 연루됐다는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며 "최씨가 형량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달서경찰은 13일 부검을 통해 추락 경위와 사인을 가려 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가혹행위 여부도 수사중이다.

한편 유족들은 "이번 사고는 형사들의 업무 태만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해 국가 배상 소송을 청구할 것이라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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