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박풍은 히든카드"

입력 2005-10-10 10:14:49

10·26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도 지난 4·30 영천 재선 때와 같은 '박풍'이 불까?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측이 여당 실세를 내세운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 바람'을 얼마나 카드로 많이 활용할지 관심거리다.열린우리당 후보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중앙당 개입을 차단하고 지역·인물·정책 대결을 벌이자"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 9일 팔공산 동화사에서 열린 '개산대재' 행사에도 초청을 받은 문희상 당의장과 이 전 수석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수석의 아내인 황일숙(49) 여사가 홀로 참석해 동화사 임시 대웅전에서 일반 신도들과 함께 108배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여기에 맞서 한나라당도 일단 '인물 대 인물' 대결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최근 "나도 이 전 수석 못지 않은 인물이라고 보기 때문에 선거기간 중 박 대표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인물 대결을 펼 것"이라고 말했었다.

한나라당 측도 "박 대표가 팔공산 개산대재와 한 언론사 창사 기념일에 공식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참석하는 것이지 이번 재선과 관련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 박 대표가 동을 재선거에 전력을 쏟을 경우 지역구도에 편승한 구태선거를 재연한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사뭇 조심스런 입장이다.

그러나 박 대표 바람이 전혀 없지는 않을 전망이다.이날 열린 팔공산 개산대재에도 박 대표와 유승민 예비후보를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이 18명이나 대거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또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은 최근 "어려운 지역구에는 박 대표가 상주하다시피 해서라도 분위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고, 대구시당 관계자도 유 의원의 입장과 달리 "선거기간 동안 두 차례 정도는 박 대표의 지원유세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판세에 따라 지난 영천 재선때처럼 박 대표가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주지 지성 스님으로부터 '선덕화(善德華)'라는 법명을 지어받았다.동화사 측은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사람을 대하고, 국토를 밝고 빛나게 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고, 박 대표는 "법명에 걸맞게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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