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꿈 일기' 펴낸 이현주 목사

입력 2005-10-08 13:30:20

"꿈 보다 해몽" 목사님 말씀

"내가 실제 상황으로 알고 있는 이 세상 현실, 죽고 죽이고 훔치고 잃어버리고 빼앗고 빼앗기는 일이 난투극처럼 벌어지는 이 현실 또한 아무도 죽지 않고 잃는 것 없고 빼앗기는 것 또한 없는, 그러니까 얻는 것도 사실은 없는, 그런 연습게임 아닐까?"

누구나 '꿈'을 꾼다.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것들, 또 너무나 간절히 이뤄졌으면 하는 것들을 '꿈'에 담기도 한다. 그러나 깨어버리면 허무한 것들, 때로는 바라지 않았던 끔찍한 것들이 찾아와 빨리 깨버리기를 바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말 그대로 대부분 '꿈'으로 그치고 만다.

목회하지 않는 목사로 유명한 이현주 목사가 그런 '꿈'들을 모아 거기에 범상치 않은 해석을 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꿈을 꾸고 그것을 기억하는 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것을 해석하는 것뿐이다. 경험 역시 내가 선택할 수는 없다. 그 경험 안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찾아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목사는 꿈보다는 해몽, 그리고 해몽이 꿈의 내용을 결정하고 해석이 현실을 창조한다고 믿는다. 목사의 꿈을 들여다 보면 너무나 평범하다. 새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꿈, 목사라는 신분에 맞게 교회에 가서 설교하는 꿈, 젊은 날 군대로 되돌아가 고생하는 꿈 등 누구나 꿔봤을 만한 것들뿐이다.

그러나 목사는 그저 그런 꿈들에 해설을 불어넣음으로써 세상살이의 배움과 깨달음을 말하려 한다. 목사의 꿈에 대한 해석은 명쾌하다. "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소도구들, 그들이 엮어내는 사건들 모두 자기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정의해 버린다.

지난 1년간의 꿈의 기록과 유쾌한 해석에는 한평생 구도의 길을 걸어온 수행자의 깊은 내면 세계를 엿보게 한다. 거기에다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된다는 이순(耳順)의 고개를 넘으면서 써 내려간 꿈 이야기 속에는 마치 장자의 '호접몽'의 깨달음을 되새기는 듯한 편안함이 묻어 나온다.

"꿈은 모두가 길몽입니다. 나쁜 꿈을 꾸었다는 생각이 있을 뿐이죠." 그래서 이 책에는 비관이나 절망은 없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희망과 교훈, 애정만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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