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회관 이전지 놓고 논란

입력 2005-10-08 10:15:15

대구시민회관이 북구 칠성동 대구오페라하우스 인근으로 이전·신축(본지 7일자 1면 보도)하려는 움직임에 입지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인근에 다목적홀과 음악 테마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일대가 대구의 문화 명소로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찬성론이 있는 반면 교통이 불편하고 20층 높이의 아파트 숲에 둘러싸이게 돼 새 시민회관이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기에 역부족이라는 반대론도 만만찮다.

◇찬성=오페라하우스와 시민회관이 문화 시설로 연계되면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주장. 최명환 정건사건축사 사무소장은 "오페라하우스 인근은 도심이어서 접근성이 좋고 주변 업무시설단지와 연계돼 개발되면 대구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극작가 최현묵 씨는 "오페라하우스의 주차장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데다 분산된 문화공연시설을 복합하게돼 대구의 대표적 문화 특구로 자리잡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기대했다.

예술기획 성우 배성혁(40) 대표는 "오페라하우스와 시민회관이 음악 테마 공원으로 묶이고 향후 박물관 등이 들어서면 문화산업지구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했다. 성낙준 대구시청 문화예술과 문화시설담당은 "이 지역에 시민회관이 들어서게 되면 다목적홀과 테마파크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등의 효과가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이며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이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가장 큰 이유는 주변환경이 시민회관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것. 인근에 홈플러스, 이마트 등 쇼핑센터가 위치해 있고 인근 부지 2만5천여 평에 5~50층 높이의 대단위 업무·판매·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대구의 상징인 시민회관이 파묻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필동 경주엑스포조직위원회 기획처장은 "단지 터가 있다고 옮겨선 안되며 30년 뒤의 대구 문화지도를 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전지를 찾아야 한다"며 "대구의 균형 발전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하고 공론화시켜 적합한 자리를 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병배 대구음악협회 회장은 "공연장은 문화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바람직하다"며 "서로 기능이 확연히 다른 공연장이 붙어 있는 경우는 국내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임언미 대구문화 편집장도 "설사 테마공원이 들어선다 할지라도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아파트의 놀이 마당같은 느낌이 들 것"이라며 "현재 대구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짓고 있는 시립미술관 근처나 문화예술회관 인근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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