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권이 "도청이 없었다"고 한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어제 검찰이 전격 체포한 김은성 전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2000.4~2001.11)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풍부한 판단 자료를 확보하도록 돕기 위해 도청을 했다"고 불었다. 보도에 의하면 당시 국정원 2인자로 통한 김 전 차장은 매일 아침 감청담당 부서에서 생산한 '통신첩보보고서'를 보고 받았으며, 이 도청 정보는 국정원장에게도 올라갔다. 국정원의 불법 도청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저질러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 신건 씨는 자신과의 관련을 부인한다지만 국정원 지휘 체계상 설득력이 떨어지는 얘기다.
오히려 김 전 차장의 메가톤급 진술로 DJ정권 핵심이 의심받는 지경에 몰렸다. DJ측은 "정권 차원의 도청은 없었다"고 당초 보이던 원천적 부정 자세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이제 도청에 의지한 정보를 갖고 정치를 했다는 게 엄연한 사실로 굳어졌다. 김대중 대통령 자신은 아무리 도청 금지를 지시했다고 하나 매주 독대한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들고 들어간 보고서는 도청을 통해 휑하게 꿴 국내 정세의 분석 결과물일 게 틀림없는 일이다. 검찰 수사에서도 당시 도청 대상은 정치인. 공직자. 기업인. 언론인 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그같은 의구심을 충분히 갖게 한다.
인권 제일을 표방한 국민의 정부 아래서 추악한 권력 범죄인 도청의 횡행은 충격적이고 공분을 솟구치게 한다. 국민의 의문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도대체 도청의 몸통은 누구냐, 비열한 도청의 관행은 언제까지 이어졌냐, 검찰이 정말 있는대로 전부 까발릴 수 있냐 가 궁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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