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 손만 자주 씻어도 대부분 예방

입력 2005-10-06 14:46:19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 중 하나가 눈병이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대구지역에 급속히 번진 눈병 여파로 아직까지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ㄴ안과에는 요즘 하루 10~20명의 눈병 환자들이 찾고 있다. 3년전 전국적으로 일명 아폴로 눈병이 크게 유행한 후 눈병은 늦봄에서부터 초가을에 걸쳐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취학 어린이는 감염 위험이 있는 약 1, 2주간 결석을 할 경우 학업 성취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예방에 특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원인 및 증상

눈병은 크게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출혈성 결막염(아폴로 11호가 달에 발사된 1969년에 유행하여 아폴로 눈병이라는 별칭이 생겼다)과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나눌 수 있으나 바이러스를 조사해 보기 전에는 임상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눈병은 그 전파경로나 치료가 거의 유사해 반드시 눈병의 종류에 대해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폴로 눈병의 경우 잠복기가 8시간에서 2일 이내, 질병 진행 기간이 5일에서 7일 이내로 짧은 편이다. 반면 유행성 각결막염은 바이러스가 각막을 침범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더욱 심하고 병의 진행 경과가 2주 이상으로 길며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눈병이 생길 경우 충혈이 되고 눈곱이 생기는 현상 이외에 눈물, 이물감, 눈부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눈의 통증이 심해지고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며 눈부심으로 눈을 잘 못 뜰 정도가 되면 바이러스가 각막을 침범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반드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각막이 바이러스에 침범 되었을 경우 치유는 어렵지 않으나 간혹 각막이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생겨 수개월간 시력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한쪽 눈에 먼저 생긴 후 반대쪽 눈으로 옮겨간다. 일반적으로 먼저 생긴 쪽의 증세가 심한 편이나 간혹 나중에 생긴 쪽이 더 오래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열이나 두통, 오한, 근육통과 같은 몸살 기운을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와 주의사항

치료는 염증을 줄여주기 위해 소염제 안약이나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고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눈의 이물감이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인공눈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보통 1, 2주 정도는 지나야 완치가 되며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감염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막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는 일주일에 최소 두세 번 정도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집에 있는 안약이나 약국에서 임의로 구입한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스테로이드 계통의 안약은 안압을 높이거나 눈병의 치유를 지연시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병의 초기에는 얼음찜질로 부종이나 통증을 줄여주고 선글라스 등으로 눈부심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 바이러스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거의 대부분 손을 통해 옮기게 되므로 눈에 손을 대지 말고 자주 손을 씻어 주어야 한다. 눈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수영장 등에서 놀다가 눈이 찝찝하다고 비비면 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는 염소 소독된 수영장 물에서는 살기 어렵지만 수영장 가장자리에 있다가 사람 손에 묻은 뒤 눈을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경우 눈곱이나 이물감으로 많이 불편할 경우 일회용 화장지로 살짝 닦아낸 뒤 반드시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 환자의 눈곱이 침구류에 묻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으므로 가족 중에 눈병 환자가 있으면 베개나 이불을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는 세면기에 물을 받아서 씻기보다는 흐르는 물에 씻어야 세면기를 통한 가족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수건과 비누도 따로 사용해야 하며 치약이나 전화기 등은 알코올로 자주 닦아주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눈병환자가 있어 눈이 찝찝하다고 환자가 사용하는 안약을 사용하게 되면 그 안약을 통해 눈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안약도 같이 사용하지 말고 각자의 이름을 부착하여 따로 관리해야 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이진기 파티마병원 안과 주임과장

사진:이진기 파티마병원 안과 주임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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