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테리아의 위·십이지장궤양 유발 규명

입력 2005-10-04 11:31:58

노벨의학賞 마셜·워런 박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박테리아가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2005년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리 마셜(54)과 로빈 워런(68)은 호주인으로는 1996년 피터 도허티 이후 9년 만에 영예를 안았다.

도허티는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식하는 방법을 규명, 일부 암과 류머티즘, 당뇨병 등의 치료에 기여한 공로로 스위스인 롤프 칭커나겔과 노벨의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위염 및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발병 원인이 박테리아 감염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규명하는데 단초를 제공한 이는 워런.

호주 퍼스 출신 병리학자인 워런은 생체검사를 받은 환자 가운데 절반가량으로부터 위(胃) 하부동에 구부러진 형태의 조그만 박테리아가 기생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워런의 발견은 박테리아 서식 부위에서 가까운 위 점막에 항상 염증이 발생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워런의 발견에 관심을 갖게 된 마셜은 워런과 공동 연구에 나서 환자 100명의 생체검사에 착수했고 훗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고 명명된, 당시로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박테리아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워런과 마셜은 거의 모든 위염 및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환자에게서 이 박테리아가 발견된다는 결론을 도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이들 질병의 발병 원인과 연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애들레이드대학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친 워런은 로열멜버른병원에서 임상병리학 주임, 병리학 주임을 역임하고 1968년부터 1999년까지 30년 넘게 로열퍼스병원 병리학자로 근무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친 마셜은 줄곧 호주에서 연구를 한 워런과 달리 198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연구원 및 교수를 지낸 뒤 1997년 고국에 돌아와 모교인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특히 마셜은 국내 모 식품업체의 유산균음료 제품 광고에 모델로 출연하고 2002년에는 이 업체 초청으로 방한, 한국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워런과 마셜은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 이전에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관한 연구 등으로 1997년 폴 에를리히상, 1995년 호주의학협회상, 1994년 워런앨퍼트상을 공동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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