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명이 숨지고 96명이 다친 상주 참사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수없이 꼬리를 문 대형 참사를 겪고도 여전히 후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전 불감증에 분노가 치민다. 도대체 얼마나 더 원시적 희생을 치러야 국민의 생명이 온전하게 보호받는 사회로 간다는 말인가. 이번 참사 역시 관련 기관 간에 서로 발뺌을 하는 모양이나 모두가 '공동 정범'이다. 직접적 당사자인 MBC는 물론이고, '자전거축제' 행사에 가요 콘서트를 끼워 넣은 상주시, 공연 대행사인 (사)국제문화진흥협회, 그리고 경찰은 참사의 책임에서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MBC는 이미 1996년 대구 우방타워랜드 공연장 라디오 공개 방송 압사 사고, 같은 해 대구MBC 공개홀 부상 사고, 1998년 순천 H.O.T 팬 부상 사고 전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 대형 공연마다 안전 요원이 항상 부족해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이번 사고에 대해 할 말이 있을 수 없다.
상주시는 '자전거축제'의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가요 콘서트를 홍보하는 데만 열을 올렸지, 그에 상응하는 행사장 안전은 뒷전이었다. 3만 명이 몰릴 공연장에서 고작 100명 남짓, 그것도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 어떻게 질서를 감당할 것이라고 손을 놓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틀 전 서울 청계천 개통식에서 1명이 숨지는 안전사고 소식을 들었다면 당연히 안전 문제부터 챙겼어야 했다.
행사를 주최한 대행사의 책임은 누구 못잖게 크다. 경찰 역시 적극적으로 경비 인력을 투입 않은 잘못이 있다. 꼭 정식 요청이 있어야 경찰이 출동하는가. 축제에 들떠 있는 현장이면 당연히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경호 대책을 폈어야 했다. 모두에게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