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발리 폭탄테러…최소 25명 사망

입력 2005-10-02 09:36:47

한국인 5-6명 포함 부상 최소 102명

세계적 휴양도시인 인도네시아 발리의 식당가 2곳에서 1일 저녁 거의 동시에 3건의 폭탄이 터져 25명이 숨지고 102명이 부상했다고현지 경찰이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망자가 최소한 32명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는 2일 "발리에서 동시에 발생한 폭발로 한국인 5명이 부상했다"며 "현재(오전1시)까지 한국인 사망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 중 4명은 경상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1명은 눈을 다쳐 좀 더 큰 병원으로 후송 중이지만 역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P통신과 로이터 통신은 현지 병원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부상자가 6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일본인 1명과 호주인 1명 등 외국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법인색출을 지시했다. 세계 각국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테러를 규탄했다.

◇사건 발생 = 현지 경찰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짐바란 해변과 상가가 밀집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쿠타해변 등 2곳에서 3건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두건의 폭발은 이날 저녁 7시40분(현지시간)과 41분께 짐바란 지역의 해산물 식당가에서 발생했고, 앞서 저녁 7시 30분께 쿠타 타운 스퀘어의 3층짜리 라자 식당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경찰은 말했다.

일부 소식통들은 최소한 6건의 폭탄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얼굴에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온 케투트 수아르타나(33)는 "짐바란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폭탄이 터지며 사방이 어두워졌다. 밖으로 뛰어나가면서 여러차례 넘어졌다. 그러는 와중에 또다시 두번째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관광객 바라디카 카토포는 "집마란 니오만 카페에서 저녁을 먹는데 폭탄이 터졌다. 부상당한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댔고 곳곳에 사체가 나뒹굴었고 비가 범벅이 돼 있었다. 대혼란이 일어났다. 모두 어쩔줄 몰라했다"고 말했다.

◇피해상황 = 폭발 직후 짐바란의 현장에 도착한 바가스 사푸트라는 현장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신체 조각들은 목격했다며 외국인 4명을 포함한 최소 8구의 시신을 보았다고 말했다.

현지 병원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25명이 사망하고 10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15명으로 이들 가운데 12명은 인도네시아인이며 나머지는 호주인 2명, 일본인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파사르의 산글라병원의 대변인은 이 병원에 11명의 사망자와 38명의 부상자가 실려왔다고 밝혔다. 부상자중 8명은 호주인, 2명은 미국인, 28명은 인도네시아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AFP 통신은 현지 병원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프랑스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32명이라고 보도했다.

◇경찰 수사 =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테러공격이 분명하다. 우리는 범인을 색출해 처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일 사고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들 두곳에서 3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공식 확인했으나 폭발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들 지역으로 반입이 됐는지, 자살폭탄테러인지 등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교 저항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JI는 2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02년 발리 폭탄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단체이며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이들의 테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국방.보안 전문가인 켄 콘보이는 "이들은 2002년 발리 폭탄테러를 성공적인 테러로 자평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또다시 테러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각국 규탄 =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세계각국은 2002년에 발리 참사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폭발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테러를 자행한 사람들을 처벌하려는 인도네시아 국민과 정부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에린 힐리 백악관 대변인도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번 테러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부상자와 유족, 인도네시아 정부에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테러범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고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테러범과의 싸움에서 인도네시아와 강하게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의료진 및 경찰 지원을 제안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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