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청계천이 되살아나 시중의 화제다. 수십 년 동안 빌딩의 숲에 가리고 시멘트에 덮여 이름만 남아 있던 청계천이 다시 사람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이런일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청계천을 복원한 데서 우리는 두 가지 현실을 생각해 본다.
청계천 복원은 자연적·인문적 반발과 훼방을 감당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없는 역사였다는 점에서 리더의 능력과 역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엄청난 공사비 확보와 교통량 분산 문제만도 작은 일이 아니었지만, 특히 복개도로 사방으로 견고하게 형성된 기성 상권과 그곳에 생계를 매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극한 반대와 저항을 설득하고 무마해야 이뤄낼 수 있는 일이다. 웬만한 공적 리더는 엄두도 내지 않을 끔찍한 일이다. 어마 어마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국책사업이 승려 한 사람에게 휘둘리는 시대 아닌가. 말 장난과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면서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천박한 권력자는 청계천에서 배워야 한다.
또 하나는 낙동강 살리기다. 낙동강은 한강과 더불어 국토의 핵심 젖줄이다. 청계천 부활을 보면서, 낙동강의 효율적 이용과 보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조해녕 대구시장의 '낙동강 프로젝트'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한강~낙동강 연결 운하 건설'구상이 일부 보도됐다.
대구시가 국책 사업으로 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는 '낙동강 프로젝트'와 이 서울시장의 구상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 낙동강의 자연 생태를 보존하면서 경제적 이용도를 높이자는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강과 통수해서 배가 다니는 운하로 만든다는 것이 요체다. 청계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사업이다. 수조, 수십조 원의 예산을 필요로 하고, 경부선에 연결된 각 지자체의 적극적인 동의가 있어야 하는 지난한 일이다.
그러나 검토해야 한다. 낙동강은 청계천과는 달리 아직 자연의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그 환경은 척박해져 가고 있다. 개발을 빙자한 훼손에다 국지적·땜질식 처방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과 인문이 조화를 이루어 강도 살고 사람도 사는 낙동강 살리기 방안이 진지하게 공론화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