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상품 '성큼'

입력 2005-09-29 09:29:13

한낮 뙤약볕의 잔기운이 아직 남아있지만 유통업계는 가을걷이를 조만간 마무리짓고 겨울나기에 들어갈 태세다. 브랜드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가을 의류 신상품 입고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졌다. 또 일교차가 커지면서 아침·저녁 낮아진 체감기온에 놀란 고객들의 겨울상품 코너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요

겨울 가전용품 중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이 전기요. 올해는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보일러 스위치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대신 찾는 것이 바로 전기요. 롯데백화점 대구점·상인점에 따르면 전기요는 지난 주에 비해 벌써 40~50%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대구점 가전매장 이기순 파트담당은 "기름보일러를 쓰는 주택 고객들이 주로 많이 구입한다"고 했다. 기능성 전기요(2인용) 6만5천500 원, 전기방석 3만천500 원, 전기장판 4만2천 원 등. 가습기와 김치냉장고도 백화점별로 지난주보다 20~30% 판매가 늘었다. 가습기는 7만~10만 원대, 김치냉장고는 120만 원대 상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감기 예방하는 전통차 인기

식품매장에서는 차와 와인이 인기다. 국화차, 쟈스민차, 이슬차, 감잎차 등의 매출이 이달 초에 비해 평균 20%가량 높아졌고, 특히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감잎차는 30% 이상 매출이 급신장했다.

혈액순환에 효과적인 와인의 인기도 높다. 겨울철 인기가 높은 레드 와인의 경우 이달 초에 비해 10~15%의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가격대는 2만 원에서 3만5천 원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2만5천 원대 제품 인기가 높다.

대구백화점은 단밤, 군고구마, 호떡 등 대표적인 겨울철 먹을거리를 선보였다. 오븐에 구워내는 군고구마와 단밤, 고기·잡채·야채가 들어간 퓨전 호떡이 즐겨찾는 먹을거리. 대구백화점은 29일부터 모과, 생강, 대추, 유자 등 '차 모음전'을 진행한다.

△ 이불 판매량도 증가세

수예매장의 40% 이상을 두터운 겨울 이불이 차지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매출도 지난 주에 비해 24%가량 높아졌으며, 가격대는 세트(차렵이불, 메트리스커버, 페트 등) 기준으로 약 30만 원에서 70만 원선.

겨울용 내의 판매량도 조금씩 늘면서 이미 매장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 롯데의 김영환 란제리 파트매니저는 "올해 겨울내의는 화려한 레이스가 없어지고 화사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과 보온성이 높고 가벼운 모달소재(레이온 소재의 일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했다. 모자와 스카프도 인기다. 올해 모자는 진한 와인색을 띠는 보라색 계열 제품이 주종. 아울러 모택동 모자로 유명한 헌팅캡 디자인을 찾는 고객도 많다. 목 보온 효과와 함께 멋쟁이 아이템으로 꼽히는 머플러도 인기. 부드러운 울과 하늘거리는 자연스러움을 나타낸 쉬폰소재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선명하면서 밝은 색상이 올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고가형 레포츠 용품도 인기

운동하기 좋은 계절에 스포츠 매출도 급신장세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9월 스포츠 매출 실적은 지난해 대비 28.5% 증가로 호조를 띠고 있다. 단순히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능·소재에서 보다 고급스런 제품을 찾는 것. 이마트 박영식 스포츠팀장은 "대중 스포츠용품인 인라인스케이트 매출이 주춤하는 대신 고기능성 등산용품, 골프클럽 등 고가 상품 소비자가 늘었다"고 했다.

이마트 대구 5개점 스포츠부문의 매출 신장세를 살펴보면, 러닝머신 등 헬스용품(75%), 골프클럽(50%), 등산용품(27%) 등이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1인당 구매 단가도 지난해 9월 3만8천 원대에서 올해 4만2천 원대로 높아졌으며, 고급 헬스용품 브랜드와 수입 등산화, 고기능 등산웨어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이 매장 담당자의 설명이다.

김수용 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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