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폭언'…간부 연루에 검찰 곤혹

입력 2005-09-28 11:00:08

정선태 대구지검 제1차장검사가 술집 여주인 폭언사건 당사자로 드러나자 대구지검은 '최악의 가정'이 현실화됐다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대구지검은 박상길 지검장이 최근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폭탄주 문화'를 청산하자고 제안한 뒤 불과 며칠 만에 불상사가 터지자 이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나빠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취중 실수가 너무 크게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시하고 있다.

술자리에 동석했던 간부들과 정 차장의 해명으로 26일 오전까지만 해도 주성영 의원과 술집 여주인의 옛 직장 상사였던 이상훈 씨가 제기한 정 차장에 대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안심했던 검찰은 이날 오후 검찰총장 지시로 대구고검이 진상조사에 나서면서 결과가 다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당황해 하기 시작했다.

고검 진상조사팀은 이씨를 소환,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정 차장이 실수한 부분을 상당 부분 확인했으며 동석했던 검사들도 계산할 때는 같이 있지 않아 이때 정 차장의 언행에 대해선 자세히 모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정 차장으로부터도 "너무 취해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계산할 때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개략적인 보고가 대검에 전달됐고 대검은 회의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에게 이 사실을 전해주자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결론을 서둘러 내린 배경에는 처음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않은 술집 여주인이 뒤늦게 검찰을 겨냥할 경우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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