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폭언' 여파는-한나라 공세 전환…열린우리 재선 전념

입력 2005-09-28 11:17:57

술자리 폭언의 주 당사자가 정선태 대구지검 제1차장검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사건이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정치 음모설을 제기, 공방 2라운드에 접어들었고, 그 여파가 동을 재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성영 의원이 바로 옆 동갑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데다, 지난 총선에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맞대결을 벌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정치음모설 파장에 따른 동을 재선거와의 이해득실을 따지면서도 사뭇 공세적인 태도다. 한나라당은 사건이 불거졌던 지난 주만 해도 동을 재선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었다.

한나라당은 27일 주 의원이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의약품도매업체 이상훈 전무와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언론사에 배포하는 한편 '진실게임의 진상을 똑바로 밝혀라' '아직도 정치공작이 존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구시당 성명을 잇따라 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주 의원이 피감기관 검사들과의 술자리에 참석해 폭탄주를 만들어 돌렸고, 지속적인 '폭언'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거친 표현을 몇차례 사용했다는 점에서 '주 의원이 잘했다'는 얘기를 듣기보다는 비판받을 소지가 더 높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역시 이 사건에 얽매이지 않고 동을 재선에 전념한다는 입장이다. 국감 후 피감기관과의 술자리에 여당 의원들도 합석한 상황이어서 이 사건을 동을 재선과 강하게 연관지을 경우 주민들이 여야 모두 싸잡아 비난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주 의원의 '일탈'이 동을 재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의 '음모론' 공세에 맞서 '세계 주사(酒邪)박물관에 한나라당을 대표선수로 보내자'며 주 의원 등의 술자리 언행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비록 주 당사자는 정 검사로 밝혀졌지만, 주 의원의 언행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자숙해야 할 주 의원이 '정치공작' 운운하는 것은 안하무인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함께 술을 마신 여야 의원들과 검사들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면서 이번 사건을 동을 재선에서 강하게 비판한다는 입장이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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