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의원 술자리 폭언'…4인의 주장

입력 2005-09-26 10:43:44

◇주성영 의원

술집 여주인이 22일 술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정선태 차장검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다음날 정 차장과 만난 뒤에는 성희롱 얘기는 하지 않은 채 나의 '폭언' 여부만 문제삼고 있다. 그날 정 차장이 술자리가 끝날 때쯤 여주인에게 성희롱을 하고, 술값을 준다면서 '엉뚱한 짓'을 하는 바람에 여주인이 자신이 알고 있는 손님에게 울먹이며 이 사실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 여주인이 문제가 검찰로 확대될 경우 영업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오히려 나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 참석한 정 차장이 술집 여주인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얘기를 당시 술집에 있었던 손님으로부터 들었다.

다만 술자리가 시작되기 전 나도 욕을 한마디 한 적은 있다. 여주인에게 미리 찾아간다고 연락해놓았는데도 술집에 들어섰을 때 자리를 마련하지 않아 일행들이 10여 분 동안 서서 기다렸다. 다른 지역에서 온 동료 의원을 모신 자리여서 "야 XX, 준비가 다 되었다더니 이거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을 뿐 특정인에게 욕을 하지는 않았다.

◇대구지검 정선태 제1차장검사

왜 내가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시 술집에 있었던 여야 의원들과 손님들을 모두 조사해 보면 사건의 본질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사건 다음날 점심 때 술집 여주인을 만난 것은 술값 지불을 위해서였다. 그날 술자리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술값을 계산하려고 했으나 못했다. 검찰 측에서 참석한 사람 중에는 내가 최고인사여서 다음날이라도 계산을 해야 (술값 등으로 인한)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전날 받은 명함을 갖고 전화를 했더니 상당히 흥분돼 있어 점심시간에 만나자고 한 것이다.

여주인이 전날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에 "내가 잘못한 게 있느냐?"고 물어봤으나 "검사님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진정하라"는 당부까지 했다.

다만 술값으로 갖고 나간 돈을 건네면 이상할 것 같아 계산하지 않았다. 주 의원 말이 사실이라면 여주인이 나를 만났겠느냐.

◇술집 여주인

지역 대학들이 개강한 '정치아카데미' 등을 수강하면서 2년여 전부터 주성영 의원과 면식이 있었다. 22일 밤 다른 손님이 없는 술을 요구하는 바람에 1층 다른 술집에 술을 빌리러 갔다 우연히 주 의원 일행을 만났다. 2차로 우리 술집에 들러달라고 말했다.

주성영 의원이 술집에 들어선 뒤 '서비스'를 문제삼아 폭언을 일삼았다.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얻어먹는 바람에 분통이 터져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러나 주 의원이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하거나 성희롱을 하지는 않았다.

대구지검 정 차장이 사과 차원에서 만나자고 했고, "다음에 주 의원과 동석하는 자리를 만들어 이해를 구할 테니 넘어가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분이 풀리지 않아 주 의원은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술집 손님(의약품도매회사 이상훈 전무)

그날 국회의원과 검사들이 2차로 술을 마시던 술집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다.

술집 여주인이 이전에 직장의 부하직원이어서 잘 알고 있다. 그날도 술집 카운터 맞은편 의자에 앉아 국회의원 일행 등의 언행을 지켜봤다.

주 의원의 경우 술자리 마련 과정에서 다소 상스러운 얘기를 한 적이 있으나 사회 통념상 문제삼을 만한 언행은 없었다. 그러나 내 자리와 의원 일행의 좌석과는 다소 떨어져 있어 모든 얘기를 다 들을 수는 없었다.

검찰간부가 술자리 막바지에 술값 계산을 위해 여주인에게 카드를 내미는 과정에서 성희롱으로 문제삼을 수 있는 얘기를 한 것을 들었다. 여주인이 검사 일행을 배웅하고 술집으로 돌아온 뒤 "성적 모욕을 당했다"며 울먹였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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