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판가

입력 2005-09-24 13:42:27

▨바다속의 흰머리뫼

포항 출신의 박남철 시인이 시집 '바다속의 흰머리뫼'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의 순간순간들을 너무나도 정직하게 보여준다. 시인의 순진하고 순수한 세상살이에서 비롯된 꾸밈없는 정직함이 자유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드러난다.

그래서 '문학'이라든지 '시'라는 것이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스타일이나 문체 같은 것들을 일순간 해체하면서 오로지 삶의 맨얼굴과 대면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일상의 치부까지도 드러내는 솔직함 앞에서 감동을 느끼고, 고래의 항진이나 수사자의 사냥 같은 우화들 앞에서 억압받지 않는 자연스러운 힘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6천 원.

▨감나무집 사람들과 골짝 아이들

아동문학가 윤사섭 씨가 동화선집 '감나무집 사람들과 골짝 아이들'을 펴냈다. 선집 중 1부 '할머니'편은 작가의 초기작이며, 3부 '아아! 히말라야'는 대체로 후기작에 속한다. 1부 중 차장, 기관사 등이 등장하는 작품은 지난날 작가가 걸어온 철도생활에서 얻은 소재를 다룬 것들이다.

2부 '목각인형'을 포함해 모두 40편에 가까운 작품을 담은 선집에서 작가는 귀에 익은 옛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새롭게 받아들이듯 언제 읽어도 신선한 맛을 풍긴다. 표지와 책 속의 그림은 서양화가 김유준이 그렸다. 북랜드.

▨나비

김은영 시인의 처녀시집 '나비'(裸悲)는 파괴의 미학을 통한 슬픔의 극복, 영혼의 울림에 감응하는 자기 파괴적 비애의 미학 바로 그것이다. 혹독한 슬픔을 연마해 희망으로 환치시키고, 덜 여문 설익음조차 신선한 미학으로 창출해 내는 시편들이 오랜 숙성과정을 거쳐 외출을 나섰다.

시인의 존재론적 사유에 뿌리깊게 착목된 '벗은 슬픔'이 갈구하는 종착역은 다름아닌 '아득한 세상'이다. 그곳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같은 시의 내면에 미려한 울림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오묘한 자기 다스림이 존재하고 있다. 나그네. 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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