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총성이 울릴 때 졸고 있었나봐요!"
한국 땅에서 9초대 스프린터의 질주를 보고 싶었던 팬들을 실망시킨 '총알탄 사나이'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은 23일 2005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10초26의 '저조한' 기록으로 우승한 뒤 9초대를 찍지 못한 변명을 위트로 대신했다.
개인 최고기록 9초85의 게이틀린은 "좀 더 따뜻한 날씨에 훈련을 하는데 오늘 날씨는 약간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오면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게이틀린은 내년 대구대회에 꼭 다시 오겠다는 말을 두세번 반복했다.
게이틀린은 이날 출발선에 선 8명의 스프린터 중 출발이 가장 늦은 쪽이어서 70m 지점까지 팀 동료 레너드 스콧(미국)에게 1위를 내주고 있었지만 마지막 30m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쳐 100분의 2초 차이로 역전 우승했다.
게이틀린은 '출발이 왜 늦었느냐'는 다소 '어색한' 질문에 "출발할 때 졸고 있었다"고 받아넘긴 뒤 "스타트를 보완해 내년엔 세계기록(9초77)을 깨겠다"고 말했다.
게이틀린은 이어 과거의 전설적인 단거리 스타 중 대표적으로 스퍼트가 좋은 칼 루이스(미국)와 스타트가 좋은 벤 존슨(캐나다)을 비교하는 질문에 "난 존슨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판에 따라잡혀 2위를 한 스콧은 "(스타트가 좋은)나와 (막판 스퍼트가 좋은)게이틀린을 '합체 인간'으로 만들어내면 세계 최강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땅콩(158㎝) 스프린터' 로린 윌리엄스(22.미국)는 '키가 좀 더 크면 기록이 더 좋을텐데'라는 질문에 "키는 상관없다. 대신 남들보다 빠른 보폭을 갖고 있지 않느냐. 난 현재의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달구벌에 온 월드스타 스프린터들은 "대구대회가 일정을 잘 맞추고 운영도 좋았다. 한국에서 세계대회가 열리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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