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40代총기 사망사건 "직접 사인은 실탄 관통 출혈사"

입력 2005-09-22 13:27:50

국과수 부검 결과…경찰 사고은폐·과잉진압 논란

지난 20일 새벽 상주시에서 소동 끝에 사망(본지 20일자 4면 보도)한 서모(47·공성면 평천리)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총기 관통에 의한 출혈사로 밝혀졌다.

상주경찰서는 21일 오전 부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서씨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장모 경사가 쏜 총알이 서씨의 왼쪽 등을 뚫고 들어가 장기를 손상하고 오른쪽 다리 허벅지 안쪽으로 관통해 출혈사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타인에 의한 상해 가능성이 제기됐던 오른쪽 팔의 상처는 서씨가 식당 출입문 유리창을 파손하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일 사고 직후 검안의가 밝힌 '오른쪽 팔 상처에 의한 출혈과다사'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사고은폐 의혹은 물론 사체 검시과정의 부실과 경찰의 총기사용 적법 여부 및 과잉진압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부검결과에 대해 △수차례 투항을 경고했으며 △좁은 공간에서의 급박한 상황 △동료 경찰의 생명보호 등 당시 정황을 들어 정당방위임을 주장했다. 상주경찰서 김용태 수사과장은 "경찰 3명이 서씨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장 경사가 10여 차례 흉기를 버릴 것을 경고했다"며 "서씨가 갑자기 흉기를 들고 달려들어 동료의 생명이 위급하다고 판단, 공포탄과 실탄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숨진 서씨가 도주 상태의 피의자가 아니고 단순히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총기를 사용한 것은 경찰의 통상적인 직무행위를 넘어선 과잉진압이라며 법적 대응할 뜻을 밝혔다.

숨진 서씨의 동생(45·경기도 화성시)은 "형은 경찰과 대치할 당시 이미 피를 많이 흘려 탈진한 상태에서 경찰이 진압봉으로 폭력을 행사해 달려든 것"이라며 "흉기도 부러진 것인데 경찰이 총기사용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공포탄과 실탄을 잇따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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