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선발 배영수가 흔들린다

입력 2005-09-21 14:07:31

'배영수 흔들리나.'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배영수가 3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배영수는 2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5와⅔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7안타(2홈런), 5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11승11패. 앞서 지난 7일 SK전, 14일 현대전에서 잇따라 패한 배영수는 이날 경기마저 패하면서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부담을 앉게 됐다.

특히 포스트 시즌에는 에이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페넌트레이스보다 더욱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영수의 부진은 팀의 한국시리즈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날 변화구보다 힘을 바탕으로 한 직구 위주로 투구한 배영수는 최고 구속 150km를 기록했지만 볼이 높게 제구되면서 홈런을 2개나 허용했다. 또 투구수 100개 중에 1회초 27개를 던질 정도로 투구수 조절에도 애를 먹었다.

배영수의 부진은 밸런스 난조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때 배영수는 투구 동작시 왼발이 마운드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하지만 최근 배영수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1.5~1.8초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주축이 되는 오른발에서 왼발로 힘을 완전히 옮기기 전에 볼을 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오른발에서 왼발로의 중심 이동 과정에서도 지난해처럼 힘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볼이 손을 떠나는 지점이 일정치 않으면서 볼이 한가운데 몰리거나 실투가 많아졌다. 이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계속 발목이 좋지 않으면서 올 시즌 충분한 러닝을 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지난해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쫓기게 됐고 완급조절보다는 힘에 의존하는 무리한 승부에 집착하면서 장타를 허용하고 있다.

제1선발 배영수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바르가스, 하리칼라 등 제2, 3선발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제구력 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바르가스는 17일 한화전에 선발로 나와 2와⅓이닝 동안 7안타(1홈런) 4실점하며 조기 강판당했고 하리칼라는 16일 현대전에서 4와⅔이닝 동안 8안타(2홈런) 4실점하며 패배를 안았다.

정현발 대구방송 해설위원은 "배영수는 욕심이 많이 들어가면서 볼이 높아져 장타를 허용했고 바르가스와 하리칼라는 제구력이 가장 큰 문제"라며 "포스트 시즌을 앞둔 삼성 코칭 스태프의 걱정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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