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고을에 삼돌이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단다. 삼돌이네 집은 끼니를 거를 때가 많을 정도로 매우 가난하였대. 그렇지만 아주 정직하고 착하였다는구나.
어느 날 삼돌이는 나무를 하러 갔다가 산길에서 보따리 하나를 주웠대. 보따리 속에는 돈이 삼백 냥이나 들어 있었다는구나.
'삼백 냥이면 매우 큰 돈인데…….'
삼돌이는 사방을 둘러보았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대.
'하지만 안 돼! 주인을 찾아 돌려주어야 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크게 걱정하고 있을 거야.'
삼돌이가 보자기를 다시 살펴보았더니 이름이 적힌 쪽지가 나왔지.
그 돈은 가재골 박 노인이 도원골 친구에게 보내는 돈이었대.
'이 고개를 넘으면 바로 가재골이 아닌가? 내친김에 달려가 주인에게 돌려주어야지.'
삼돌이는 그 길로 가재골로 내달렸지.
"어르신, 돈을 잃고 얼마나 걱정하셨습니까? 제가 그 돈을 주워 왔으니 받으십시오."
"이런! 이런 착한 사람을 보았나! 이 돈은 받을 수가 없네."
박 노인은 삼돌이를 바라보며 손을 저었대.
"이 돈의 주인은 어르신입니다."
"아닐세! 그 돈은 내가 잘못하여 잃어버린 것이니 이미 내 돈이 아닐세. 자네가 가지게."
박 노인도 매우 올곧은 노인이었지.
"아닙니다. 제 돈이 아닌데 어떻게 가지겠습니까?"
이리하여 삼돌이와 박 노인은 서로 다투게 되었지. 서로 자기 돈이 아니라고 다투는 이상한 싸움이었어.
지나가던 사람이 두 사람을 보고 말했지.
"그럴 것 없이 원님에게 가서 여쭈어 보시지요."
"참, 그것도 좋겠네."
원님도 마음씨가 넓은 분이었대.
"두 사람이 다 받기 싫으면 내가 받아 두겠소. 그런데 두 사람이 매우 착하니 내가 상을 드리겠소."
원님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 백 냥을 꺼내더니 삼백 냥과 합치더래.
"자. 박 노인 이백 냥, 삼돌이 이백 냥! 이렇게 똑같이 가르면 되지 않겠소?"
"하지만 원님은 백 냥이나 손해이지 않습니까?"
박 노인이 머뭇거리며 말했지.
"아니오. 착한 백성을 만났는데 내 돈 백 냥이 무에 그리 크단 말이오. 따지고 보면 모두가 백 냥씩 손해인 셈이오. 하하하!"
"네에?"
박 노인과 삼돌이는 무슨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대.
"자아, 보시오. 박 노인은 삼백 냥을 잃고 이백 냥을 받았으니 백 냥 손해, 삼돌이는 삼백 냥을 주웠는데 이백 냥을 받았으니 백 냥 손해, 나는 내 돈 백 냥을 그냥 내어놓았으니 역시 백 냥 손해! 그러니 모두 백 냥씩 손해인 셈이 아니오."
"하하하!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세 사람은 마주 보고 즐겁게 웃었대.
그 뒤, 세 사람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는구나.
심후섭(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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