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게임이나 만화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알아서 하면서도 싫어하는 것을 시키면 마구 짜증을 냅니다. 읽으라고 준 책을 집어던지거나 찢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나무라고 달래고 해 봤지만 좀체 나아지지 않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답 : 성장 과정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아직 감정 자체가 미숙하기 때문에 보상적 의미에서 더 과도하게 표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청소년기에도 나타납니다. 자신은 힘든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격렬한 감정 표현이나 우발적인 일탈 행동으로 자신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감정 표현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아동은 어떻게 하면 주위의 관심을 끌고 인정을 받는지 잘 아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기 보다는 관심과 인정을 받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한 자녀라면 감정 표현의 방법이나 태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고민이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등을 말하게 하고 들어주면서 풀어가면 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케이스는 쉽게 해결되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직선적인 지적을 받아들일 만큼 인식이 성장하지 못했거나 견디는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 행동을 하면 누가 너를 좋아하겠느냐",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느냐" 등으로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정신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격렬하고 과도하게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 내면적으로 약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조금이라도 그런 행동을 줄였을 때 부모나 주위 사람이 얼마나 좋게 받아들이는지, 편안해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렇게 해서 실제 조금씩 나아지거나 고치려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면 참으로 기뻐하면서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음을 느끼도록 해 줘야 합니다.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관심만큼 좋은 보약은 없습니다.
유보춘(종로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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