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추석 보내기-웰빙 목욕

입력 2005-09-15 15:24:48

집 안에 욕실이 없던 시절, 명절이면 동네 목욕탕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그 시절 목욕은 조상에 대한 예를 지키기 위한 목욕재계이면서도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한 연중행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웰빙의 시대인 요즘 목욕의 의미는 다르다. 명절 연휴를 맞아 장시간 운전과 음식 준비 등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 방법이 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웰빙 목욕의 세계로 빠져보자.

■감기 기운이 있거나 피로가 쌓일 때

장시간 운전이나 차례 음식 조리 등으로 피로가 쌓이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우선 고온 목욕이 권장된다. 0℃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 20~30분 목욕을 하면 혈액 속의 피로 물질인 젖산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파와 생강을 활용한 목욕도 좋다. 파와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게 하는 작용 및 강화 작용이 있다. 때문에 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파와 생강으로 목욕을 하면 몸이 개운해져 초기 감기를 극복할 수 있다. 파의 밑 부분 60g과 생강 10g을 함께 넣고 찧어 물에 넣거나 파와 생강을 잘게 썰어서 주머니에 넣고 욕조에 띄운 후 목욕한다. 파와 생강을 갈아서 짠 즙을 물에 넣어서 목욕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귤껍질을 이용한 목욕법도 있다. 귤껍질은 감기에 좋은 비타민 C가 풍부한데다 해열작용도 한다. 귤껍질과 생강을 1대 1의 비율로 끓인 것을 욕조에 타거나 건조시킨 것을 주머니에 담아 39~40℃ 의 욕조에 담그고 목욕한다. 껍질을 말릴 때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 남아 있는 농약을 없애도록 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면

머리가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마음이 산만할 때는 미온목욕이 효과적이다. 36℃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30분 정도 목욕하면 된다. 특히 노약자는 높은 온도에서 목욕을 하면 혈관이 과도하게 팽창하거나 수축돼 오히려 피로해지기 쉽다. 따라서 가능한 목욕은 오래하되 미지근한 온도에서 땀을 충분히 씻어내는 것이 좋다. 또한 목욕 중에 얼굴을 마사지하면서 명상을 하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가사노동으로 손마디가 붓고 아플 때

손의 피로를 푸는 데는 수욕이 제격이다. 손이 뻣뻣하거나 거칠거칠할 때, 또는 외출하기 전에 멋을 내는데도 효과적이다. 40℃의 따뜻한 물을 세면기에 넣고 손목까지 담근다.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10분 정도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손이 깔끔해진다.

■오래 서 있어서 발이 붓고 아플 때

족욕이 도움이 된다. 42℃ 정도의 뜨거운 물을 통에 부은 뒤 겨울 점퍼 등의 두꺼운 옷을 입고서 발목 부위를 물에 담근다. 물이 식으면 계속 뜨거운 물을 추가해서 이마에 땀이 맺히면 따뜻한 생강차나 꿀차를 마신다. 30~40분의 시간이 지난 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된다. 족욕은 발의 피로와 부종, 수족냉증이나 하체비만에 효과가 있고 긴장완화, 피로 회복에도 좋다. 여성의 생리기간이나 욕조가 없는 경우처럼 입욕이 힘든 경우 편리하다.

■소화불량일 때

식사 후 1시간 30분 정도 지나면 36℃ 정도 온도의 물을 욕조에 담고 페퍼민트 아로마 오일을 2, 3방울 떨어 뜨려 30분간 전신욕을 한다. 이때 물속에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양손으로 명치를 눌러 위를 자극하는 마사지를 5회 정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페퍼민트는 각성효과와 함께 위장에서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숙취가 심할 때

하반신만 물에 담그는 반신욕이 좋다. 반신욕은 노폐물 제거, 숙취 해소 및 순환기 계통의 장애에 효과가 있다. 욕조에 명치 부분까지만 담그고 가슴 위쪽은 물 밖으로 내놓는다. 반신욕은 수압이 하반신에만 머물러 심장이나 순환기에 부담이 없어 고혈압, 심장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욕조에 38℃ 정도의 물을 받은 후 몸을 깨끗이 씻고 욕조에 들어가 배꼽 부위까지만 몸을 담그고 30~40분 입욕하면 된다. 심폐 부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므로 오랜 시간을 입욕하더라도 숨이 차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일이 없다. 반신욕을 하면 하체부위의 기혈순환이 활발해져서 상체부위로까지 이어지고 입욕 후 20분 정도 지나면 혈액이 전신을 한 번 돌게 되고 과음으로 인한 노폐물이 땀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제주로 쓰고 남은 청주가 아까울 때

청주 속에 들어 있는 '오리제브렌'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의 피로를 풀며 피부에 영양을 공급한다. 또 항피부염 효과가 있다. 그래서 근육통이나 전신피로를 풀며 숙면을 유도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따라서 청주 목욕은 피로를 푸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욕조에 40℃ 정도의 따끈한 물을 반쯤 채워 청주 한 잔을 붓고 잘 저은 후 입욕한다. 청주를 따뜻한 물과 섞어 몸에 뿌려도 좋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김석범 MCM건강의학 의원 원장

사진=반신욕 등은 추석 연휴 장시간 운전, 가사노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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