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바르가스-하리칼라 삼성 'KS우승' 던진다

입력 2005-09-14 09:59:28

'한국시리즈 우승의 관건은 선발진의 안정'

매직넘버 '6'을 남긴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들어 단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으며 선두를 질주, 사실상 페넌트레이스 1위를 예약한 가운데 한국시리즈 우승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단기전의 특성상 원, 투, 쓰리 펀치의 파괴력에 따라 우승의 향배가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불펜진과 마무리가 강하더라도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기 전에 무너지면 승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때문에 변칙 선발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배영수-바르가스-하리칼라로 이어지는 3인방의 어깨에 삼성의 명운이 걸려 있다.

하지만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1위를 기정 사실화하는 전문가들은 삼성의 가장 큰 약점을 확실한 원, 투 펀치가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SK, 두산전에서 이들 3인방은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 7승9패2무로 열세를 보인 SK전 방어율을 살펴보면 배영수가 3.49, 바르가스가 1.98, 하리칼라가 6.75를 각각 기록했다. 방어율 2.63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는 배영수지만 올 시즌 SK전 5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을 기록했고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또 호투하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SK 징크스'를 톡톡히 경험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기복이 너무 심해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때 두고 보자"며 SK에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현재 방어율 4.68을 기록하고 있는 바르가스는 SK와의 2경기에서 13과⅔이닝 동안 3자책점만 기록할 정도로 호투했지만 방망이의 지원을 받지 못한 탓에 승리없이 1패를 안았다.

후반기에 합류한 하리칼라도 지난 8월4일 SK전에 선발 등판해 5와⅓이닝 동안 8안타 4실점하며 혼쭐이 났다.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맞붙을 경우 팀 내에서 SK전 방어율이 가장 좋은 전병호(1.19)가 변칙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8승8패1무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두산전에서는 배영수가 3.98, 바르가스가 2.70, 하리칼라가 1.5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배영수는 두산전 5경기에서 1승2패2세이브를 기록하며 SK전보다 더 높은 방어율을 보였다. 집중력있고 노련한 두산 타자들은 제구력이 뒷받침되는 배영수와의 대결에서 삼진을 당하더라도 한가지 볼을 노리며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결과적으로 배영수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구력이 들쭉날쭉하지만 빠른 볼을 갖고 있는 바르가스는 두산전 7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꾸준히 호투했다. 하리칼라는 두산을 상대로 7월29일 잠실전 한 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챙긴 탓에 평가하기엔 이른 면이 있다.

반면 4위로 포스트 진출이 확정적인 한화와는 올 시즌 10승6패를 기록, 확실한 우위를 확보했다. 또 지난 10, 11일 대전 원정 경기에서 2경기 모두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둔 덕분에 삼성 선수들이 한화에는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적은 편이다.

결국 SK나 두산과의 대결이 될 것임을 가정하면 배영수-바르가스-하리칼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선동열 감독은 "팀이 좋지 않을 때 두산, SK와 만났을 뿐"이라며 "단기전은 페넌트레이스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불펜진과 마무리는 삼성이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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