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임금이 된 고아

입력 2005-09-13 15:42:54

부모님을 일찍 여읜 고아도 왕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있지.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나 다 이룰 수 있단다.

중국 명(明)나라의 첫임금인 주원장이 어렸을 때의 일이야. 주원장은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돌림병으로 숨을 거두시자 그만 고아가 되고 말았지. 고아가 된 주원장은 절로 가서 심부름을 하며 공부를 하였대. 그런데 매우 착하고 부지런해서 스님들이 서로 주원장을 자기의 제자로 삼으려 하였다는 구나.

주원장이 자라서 청년이 되었을 때의 일이야. 그때 나라에서 세금을 너무 많이 거두고 백성들을 못살게 하자 농민들이 난리를 일으켰지. 주원장도 절에만 있을 것이 아니라 농민들을 도와야겠다며 농민 군대에 들어갔대.

거기서도 주원장은 얼른 자기의 일을 다하고는 남의 일을 도와주었대. 힘든 일은 전부 주원장이 도맡아 하였다는 구나. 그래서 많은 병사들이 주원장을 존경하고 따르게 되었지.

대장이 죽고 새로 대장을 뽑아야 할 때, 많은 병사들이 주원장을 대장으로 뽑자고 하였대. 그래서 주원장은 어린 나이임에도 대장으로 뽑혔지.

어느 날, 한밤중에 강가를 지나게 되었대. 그런데 그 강가에는 오리가 알을 품고 있었대. 병사들이 지나가면 알이 깨어질 것은 뻔한 일이었지. 주원장이 명령을 내렸대.

"멈추어라. 더 나아가다가는 오리들이 많이 죽게 된다. 그러니 꼼짝 말고 제자리에 앉아라. 날이 밝거든 오리를 피해 다시 가도록 하자."

그러자 부하들은 반대를 하였지.

"안됩니다. 지금은 전쟁 중입니다. 그까짓 오리들 때문에 우리 군사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곳은 빨리 지나가지 않으면 적들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네. 우리의 목숨이 중요하다면 오리들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은가? 조금만 참았다가 내일 아침에 떠나면 되지 않는가?"

주원장은 끝내 오리를 다치지 않도록 하였대.

이윽고 날이 새었지. 주원장 부대는 오리를 밟지 않으려고 강가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대. 만약 공격을 받으면 꼼짝없이 당하고 말 매우 위험한 처지였지. 그런데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적들은 공격해 오지 않았대. 오히려 적군들이 하나씩 둘씩 항복해 오는 것이었어.

"거참 이상하다. 우리는 공격을 받으면 피할 곳이 없고, 또 군사의 수도 더 적은데 어째서 우리에게 자꾸만 항복해 오는 것이지?"

주원장 부대의 군사들은 궁금해 하였지. 항복해 온 군사들이 말했대.

"주원장 장군은 오리의 목숨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인자한 분이라는 것을 알고 우리는 모두 주원장 장군의 부하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주원장은 가는 곳마다 싸움도 하지 않고, 많은 군사들을 얻게 되었대. 주원장의 둘레에는 나라를 세워도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그리하여 마침내 주원장은 사람들의 청을 받아들여 나라를 세우고 그 첫임금이 되었대.

어때, 너는 지금 당장 무슨 일부터 할래?

심후섭(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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