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언어영역 문제를 풀 때 지문부터 읽고 문제를 보는 것과 문제와 보기를 먼저 보고 지문을 읽는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관해 도움말 부탁합니다.
답 : 수능시험 제도가 도입된 후 문제의 수준과 출제 방식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언어 영역입니다. 언어 영역 문제는 수험생의 언어감각, 독해력, 읽는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형태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문제풀이는 지문부터 읽어야 합니다. 위에 제기된 질문은 읽는 속도 때문에 생겨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능시험 초기부터 언어 영역은 수험생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읽고 답하기에는 지문이 너무 길고 수가 많았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해는 시험 마침 시간까지 문제를 다 읽지도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풀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다양한 여러 편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질문과 보기부터 읽고 지문을 읽는 방법이 가장 일반화된 편법입니다. 언어영역 문제를 보십시오. 모든 문제는 항상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로 구성되어 지문부터 읽고 물음에 답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지시를 따를 때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음과 보기를 먼저 보고 지문을 읽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내용과 다섯 개의 보기를 미리 머리에 넣어 두고 지문을 읽게 되면 읽어 내려가는 과정에서 정답이 아닌 어떤 보기와 관계되는 내용과 마주칠 때 전체 내용보다는 그 보기와 관련된 지엽적인 부분에 끌리기가 쉬워 오답 보기를 정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머리에 입력된 다섯 개의 보기가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지문을 읽어내려 가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보기부터 보면 특정 보기와 관련된 잘못된 인상이나 느낌 또는 편견 때문에 정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학교와 학원의 많은 선생님들이 문제풀이를 할 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질문과 보기를 먼저 읽고 그 보기에 맞추어 지문을 해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님들은 일반적으로 교재 연구를 할 때 답과 해설을 참고 합니다. 답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보기를 지문에 맞추어 설명하기란 쉽습니다. 보기에 맞추어 지문을 설명하는 역순의 설명은 얼핏 보면 매우 명료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전 상황에서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답을 짜 맞추는 설명은 수업을 들을 때는 신기하게 느껴지지만 실력 향상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과외를 받고 학원에 오래 다녀도 실력이 안 오른다면 그 선생님의 수업 방식을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라도 지문을 먼저 읽고 질문과 보기를 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문을 단숨에 쭉 읽고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보기를 보십시오. 그러면 다섯 개의 보기 중에서 어느 하나에 직감적으로 끌리게 될 것입니다. 그 느낌이 언어감각인 것입니다. 그 느낌의 정확도는 독서를 통해 배양되는 문장 독해 실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얼마 전 학교에 계시는 국어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 후 실력이 비슷한 학생 열 명을 상대로 실험을 했습니다. 다섯 명은 질문과 보기를 먼저 보고 지문을 읽게 하고 다른 다섯 명은 그 역순으로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시험을 네 차례 치르는 과정에서 각 집단은 풀이 방법을 두 번 씩 서로 바꾸었습니다. 결과는 지문부터 본 집단이 매번 성적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논리적인 사고력보다는 작품의 감상력을 중시하는 문학 제재 문제는 더욱 그랬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도 지문부터 읽는 것이 지문을 훨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기간 문제풀이를 할 때 지문부터 읽고 질문에 답하는 훈련을 하기 바랍니다. 그런 다음 해설을 보면서 자신의 판단 과정을 반성하며 문제 풀이 기법을 연구하십시오. 지문을 분석적으로 정독할 때는 반드시 국어사전을 활용하여 어휘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실전 상황에서는 지문부터 읽고 자신의 언어감각과 직관력에 의존하는 풀이 방법을 적용해 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시험을 치다가 주어진 시간 안에 다 풀지 못할 것 같을 때는 질문과 보기부터 보고 지문과 보기를 빨리 대조하며 읽는 편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문제풀이를 할 때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지문을 읽으면서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할 때 글의 내용을 보다 빨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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