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식-천충식 차이는

입력 2005-09-13 14:24:04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식은 천층 처분과 동굴 처분 방식 두 가지가 활용되고 있다. 어떤 처분 방식을 택할 지는 최종 후보지의 자연환경과 사회적 여건 등이 고려된다.

천층 처분은 지표 위 또는 땅을 얕게 파서 10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그 속에 수거물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신라 고분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천층 처분시설은 지형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평지 또는 완만한 구릉지 등 정지(整地) 가능한 면적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무엇보다 물의 침투에 따른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여건 확보가 중요하다. 지표면 상의 배수가 잘 되어야 하고 지하 수위가 낮아야 한다. 천층 처분시설로 방폐장이 지어지는 곳의 토양은 물이 잘 스며 들지 않는 점토질이어야 한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스페인 등이 천층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동굴 처분시설은 100m 안팎의 암반에 동굴을 파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암석이 터널을 만들 정도로 단단하고 균일해야 한다. 지형 조건상의 지표면 제약은 거의 없다. 시설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인위적 사고 가능성이 적고 폐쇄 이후에는 최소한의 감시 기능만 유지하면 되지만, 순수 건설비가 천층 방식 보다 3~10배나 든다. 스웨덴, 핀란드, 독일 등이 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 영덕, 포항, 군산 등 방폐장 유치를 신청한 4곳은 모두 동굴 처분시설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영덕의 경우 지표면 여건이 천층 시설도 지을 수 있다.

◇ 고준위·중준위·저준위란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나면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폐기물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방사선이 나온다.방사선이 방출되는 강도와 양에 따라 방사성 폐기물을 국내에서는 고준위, 중준위, 저준위 3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분류 기준은 방사선의 강도와 양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해 놓았다.

이 중 고준위 폐기물이 가장 치명적이다. 고준위 폐기물은 사용 후 핵 연료봉 그 자체 또는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전체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의 1% 미만을 차지한다. 중준위 폐기물은 원자력 발전기에서 사용되다 못쓰게 된 부품, 폐이온 교환수지, 폐필터 등이다. 전체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의 10% 미만을 차지한다. 중준위 폐기물은 원격 작동 장비에 의해 취급해야 한다.

저준위 폐기물은 방사선 구역에서 사용된 방호용 피복, 장갑, 종이 수건, 걸레, 방사선 치료를 위해 사용된 주사기, 솜, 가위, 붕대 등을 말한다. 전체 발생량의 90%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손으로 직접 만져도 무방할 정도로 방사선의 강도와 양이 적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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