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서튼·이병규, 프로야구 MVP 3파전

입력 2005-09-13 10:25:28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한을 MVP로 달랜다'

올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손민한(롯데)-래리 서튼(현대)-이병규(LG) 등 하위권 팀 선수간 3파전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소속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가을에 야구를 쉬게 됐지만 MVP로 우뚝 서 개인적으로는 1년간 흘린 땀방울을 보상받고, 팀의 구겨진 자존심도 어루만지겠다는 바람으로 막바지 힘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적으로 볼 때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올시즌 부산 갈매기의 부활 찬가를 진두지휘하며 '전국구 에이스'로 위세를 떨친 손민한.

손민한은 현재까지 17승(7패), 방어율 2.45로 다승 1위, 방어율 1위, 승률 2위(0.708)를 질주하고 있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10이닝 노히트노런의 프리미엄을 업고 수상한 배영수(삼성)에 이어 2년 연속 투수 MVP를 거머쥐기에 손색이 없다.

롯데의 남은 경기가 7경기임을 감안하면 비록 초미의 관심사였던 20승 달성은 힘들게 됐지만 앞으로 1~2차례 남은 등판기회를 모두 승수로 연결하고, 방어율도 선두를 지킨다면 MVP 트로피는 손민한의 품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의 기대에 100% 부응, 최고의 용병 타자로 자리매김한 서튼도 지난 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에 이어 외국인 선수 사상 2번째로 MVP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튼은 올시즌 유일하게 30홈런을 돌파하며 홈런 1위(32개), 타점 1위(94점), 득점 공동 4위(71점), 출루율 2위(0.411), 장타율 1위(0.586)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빼어난 성적을 자랑한다.

그러나 과거 이승엽 등 대형 타자들에 비해 홈런과 타점 수가 크게 밑돌아 MVP 후보로서 성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지난 해 뛰어난 성적과 팀 우승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 고배를 마신 클리프 브룸바의 전례도 있듯이 외국인 선수의 수상에 후하지 않은 정서를 극복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올 시즌 김 빠진 LG 야구에서 고군분투한 '적토마' 이병규(LG)도 강력한 MVP 후보.

이병규는 시즌 막바지에 특유의 몰아치기 타법을 가동하며 타율을 0.339까지 끌어올려 생애 첫 타격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다안타(148개)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어 타격 2관왕을 가시권에 둔 데다 타점 7위(75점), 출루율 8위(0.391) 등 올 시즌 공격첨병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하지만 팀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점이 걸린다.

한편 생애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신인왕은 '철벽 마무리' 오승환(삼성)의 독주 체제가 일찌감치 굳어졌다.

시즌 중반만 해도 김명제(두산), 손승락(현대) 등이 함께 거론되곤 했으나 올시즌 9승(1패)11홀드14세이브로 MVP급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없는 형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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